번역을 위한 변명 : 그레고리 라바사의
미국 펜상 수상작
[LA타임스] 2005 올해의 책
번역가들의 대부가 말하는 매혹적인 번역 이야기
번역은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묵묵한 노동과 오랜 작업 시간에 비례해 결과가 나오는 정직한 작업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직하게 애쓴 대가는 책 표지에 작게 인쇄된 이름으로 돌아올 뿐이다. 게다가 때때로 번역 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그 책임의 무게가 고스란히 역자에게 기울기 때문에 번역가는 절대적인 약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번역가라면 번역가는 반역자라는 오래된 낙인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아무리 잘된 번역이라도 해도 원문에서 말하는 것의 핵심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이 경구는 오랫동안 번역가들을 죄질이 나쁜 악당으로 비난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저명한 번역가 중 하나인 그레고리 라바사조차도 이 낙인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번역 인생과 번역에 대한 생각을 담은 『번역을 위한 번명』을 펴내면서 냉철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이에 대한 변론을 펼친다.
그레고리 라바사는 번역가로서 세계 문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그가 번역한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백 년 동안의 고독』은 그의 영역본 덕분에 세계 문학에서 널리 읽히는 고전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마르케스는 『백 년 동안의 고독』 영역본을 스페인어 원본보다 더 좋아한다고 말했을 뿐 아니라 라바사를 일컬어 영어권의 가장 뛰어난 라틴아메리카 작가라고 평하기도 했다. 그가 아니었다면 마르케스의 노벨상 수상도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라바사는 마술적 리얼리즘을 세상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바르가스 요사 또한 스페인어 작가들은 자신들을 영어권 세계에 뿌리내리게 해준 라바사에게 크나큰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라바사는 가브리엘 마르케스, 바르가스 요사, 아스투리아스 등 노벨상 수상자들의 작품을 번역했다.
그뿐만 아니라 보르헤스와 함께 아르헨티나의 대표하는 작가 훌리오 코르타사르, 브라질의 국민 작가 조르지 아마두, 보사노바 음악의 거장 안토니우 카를로스 조빔의 대표곡인 [이파녜마의 소녀]의 작사가인 브라질 시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 주제 사라마구와 비견되는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등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 글을 쓰는 거장들의 작품을 번역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 문학 붐을 일으킨 주역으로서 사람들을 생소한 라틴아메리카의 세계로 이끌었다.
라바사는 저자뿐 아니라 번역가들에게도 존경받는 번역가이다. 『돈키호테』 번역의 권위자인 이디스 그로스먼은 그를 가리켜 번역가들의 대부라 불렀고,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출판사 중 하나인 크노프 출판사의 창업자 앨프리드 크노프는 번역가들의 교황이라 불렀다. 독자와 번역가, 저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그는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번역 인생을 회고한 『번역을 위한 변명』을 펴냈는데, 이 책에서 그는 번역을 옹호하며, 번역 방법에 관한 자신의 이론을 전개한다. 또한 번역가가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여러 문제에 대한 해결책 또한 풍부한 일화를 통해 생생하게 제시한다.
저 : 그레고리 라바사(Gregory Rabassa)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를 영어로 옮기는 번역가들 중 가장 저명한 사람으로 번역가들의 대부, 번역가들의 번역가로 통한다. 1966년에 본격적으로 번역 일에 뛰어들어 작업한 책, 훌리오 코르타사르의 『돌차기 놀이』로 전미도서 번역상을 수상했다. 『백 년 동안의 고독』(1967)을 펴낸 가브리엘 마르케스(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는 코르타사르에게 라바사를 소개받고, 3년을 기다린 끝에 1970년 영역본을 펴냈다. 마르케스는 나는 『백 년 동안의 고독』 영역본을 내가 쓴 스페인어 원본보다 더 좋아한다라고 말하면서 라바사의 영역을 극찬했다.
1922년 미국 뉴욕 주 용커스 시에서 태어난 라바사는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를 공부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암호병으로 근무했고, 이탈리아 전선에서 복무하면서 이탈리아어를 익혔다.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 ·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교에서 종신교수직을 얻었다. 미국 내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의 붐을 이끈 문학잡지 『오디세이』의 편집자로 참여해 라틴아메리카의 새로운 작가들을 널리 소개하기도 했다. 2005년 자신의 번역 인생을 회고한 『번역을 위한 변명』을 펴냈고,... 이 책은 펜(PEN)상을 받았으며, 「LA타임스」 선정 올해의 좋은 책에 뽑혔다. 그 외에도 문학 번역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전미 도서협회상과 문학예술아카데미 번역상을 받았고,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가장 최고의 상인 국가예술훈장 등을 수훈했다. 2016년 6월 13일,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펼처보기 닫기
역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한 지난 25년 동안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를 포함해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러디어드 키플링, 헨리 제임스와 같은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 등 250권의 책을 번역했다. 좋은 번역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며 30만 매에 달하는 번역 원고를 주무르는 동안 글에 대한 안목이 희미하게 생겨났고 번역 글쓰기에 대한 나름의 체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라바사의 심오한 번역 이론에 크게 공감했고, 이 책이 한국의 번역가 들이나 번역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자일득(愚者一得, 어리석은 자도 많은 궁리를 하다 보면 한 가지 기특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넉 자를 마음에 새기며 더 좋은 번역과 글에 힘쓸 계획이다. 번역에 관한 책으로 『전문번역가로 가는 길』,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 등을 펴냈다.
제1부 반역의 시작
반역의 여러 가지 얼굴
다른 말들을 찾아서
문화에 의해 단어들을 서로 엮기
번역 입문
나 자신과 나의 환경
번역업에 진출해 이름이 알려지다
제2부 번역 작품의 구체적 명세서
본능적 직감의 활용 _ 훌리오 코르타사르
책의 템포 _ 미겔 앙헬 아스투리아스
원어의 소리 _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골칫거리 단어들 _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취향과 번역 _ 아프라누 코티뉴
독자로서의 번역가 _ 후안 고이티솔로
기이한 설정과 분위기 _ 마누엘 무히카-라이네스
명예로운 일용직 노동자 _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주목받지 못하는 작품 _ 달톤 트레비산
단어의 숨은 의미 _ 호세 레사마 리마
작가와의 친밀도 _ 데메트리오 아길레라-말타
난해한 내용 _ 오스만 린스
말의 리듬 _ 루이스 라파엘 산체스
작품 간의 시차 _ 후안 베네트
시의 언어 _ 비니시우스 지 모라에스
사실과 환상의 구분 _ 루이사 발렌수엘라
배경에 관한 지식 _ 조르지 아마두
오만의 오류 _ 오스왈두 프란사, 주니오
여러 명의 화자 _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개성 있는 숫자 _ 호세 도노소
제한적인 목소리 _ 이레네 빌라르
시대성과 말투 _ 마리우 지 카르발류
대작가의 걸작 _ 조아킹 마리아 마샤두 지 아시스
번역 불가능한 언어 _ 아나 테레사 토레스
논픽션의 전문용어 _ 다르시 히베이루
청탁과 만족감 _ 주앙 지 멜루
등장인물의 개성 _ 헤수스 사라테
언어의 세대 차이 _ 호르헤 프랑코
출판계의 변화 _ 볼로디아 테이텔보임
제3의 언어 _ 조제 사르네이
무대 위의 대사 _ 희곡들
제3부 판결을 대신하여
당신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
옮긴이의 말 _ 번역가는 쌍두마차의 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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