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리랜드
연애도 결혼도 사회적 요구에 잠식당한 “희망난민” 시대에서 ‘낭만’ 찾기
“그녀는 왜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희망난민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의 감정일지도 모르겠다.”_ 강유정(문학평론가)
소설가 임정연이 그의 네 번째 책, 장편소설 『페어리랜드』를 펴냈다. 소외된 사람들에게 여지없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흔한 소재도 맛깔나게 표현하는 임정연의 소설 세계에 흠뻑 빠졌던 사람이라면 이번 신작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새롭게 눈 여겨 볼 점은 이번 장편 소설이 바로 ‘연애소설’이라는 점이다. 연애소설의 매력인 간질간질한 달달함은 놓치지 않으면서 사회현실을 꼬집는 임정연만의 유쾌한 방식은 그대로 담아냈다.
임정연의 전작들에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 조폭 노인, 피시방에 사는 가족 등 결코 평범하다 할 수 없는 인물이 등장했다면, 이번 작품에선 주변에서 다소 흔히 볼 수 있는 능력 있는 30대 미혼 여성이 주인공이다. 주목해볼 점은 아직도 사회에 만연한 미혼 여성에게 가하는 ‘노처녀 프레임’이다. 요정이 관습적인 나이·결혼·외모에 대한 기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스스로도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요정은 살찐 여성을 아줌마로 통칭하고, 나이 많은 남성을 아저씨로 일반화하면서 스스로도 그런 호명 체계에 속하게 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요정은 연애와 결혼이 인생의 성패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매트릭스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강유정의 해설에서)
대학에서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였으나, 소설에 대한 열망으로 꾸준히 습작, 단편소설 「야간비행」으로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부문으로 등단하였다. 첫 소설집 『스끼다시 내 인생』(문이당, 200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 도서 선정)은 대학 실습 때 만난 아이들과 졸업 후 논술을 가르치며 만난 아이들을 모티브로 쓴 작품들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억압받는 청소년들의 삶을 적나라하게 그렸고 루저 문화를 가장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장편소설 『질러!』(민음사, 2008,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선정,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 선정)는 학교 밖의 아이들이 나름의 방식으로 배우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려, 유쾌하고 따뜻한 성장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두 번째 소설집 『아웃』(휴먼앤북스, 2016, 아르코 창작기금 수상)은 삶의 속살을 헤집는 다양한 인물 군상도를 그렸다. 이 소설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우리 이웃의 얘기라는 평을 들었다.
제1장 월요일, 페어리랜드
제2장 세상은 리얼 다큐
제3장 친구, 남자 사람친구, 그리고
제4장 애인?
제5장 겨울 그리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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