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었으므로, 진다
시인의 마음에 비친 산사의 풍경,
그 눈부신 고요와 성찰의 시간
꼭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지칠 때, 우리는 어디 조용한 산사로 들어가 그 풍경 속에 고즈넉이 스며드는 하루를 꿈꾼다. 시끄러운 세상의 소음에서 비켜나면 내면의 목소리가 잘 들린다. 산사의 예불소리, 범종소리, 풍경소리, 그리고 바람소리, 새소리에 귀를 열어두기만 해도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된다. 이 책은 그런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산사의 고요한 풍경과 소리 그리고 성찰의 메시지를 전한다.
《피었으므로, 진다》는 시인의 눈, 시인의 걸음으로 전국의 산사를 돌아보는 기행산문집이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이자 불교적으로 의미 깊은 3보사찰, 5대 적멸보궁, 3대 관음성지를 망라하며, 그 밖에 특별한 사연을 간직한 절집 등 전국 27곳의 산사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제주 4?3사건의 진실을 고발한 장편서사시 《한라산》의 작가, 이산하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1960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성장했다. 부산 경남중과 혜광고를 졸업하고, 1979년 경희대 국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하여 16년만인 1995년에 졸업했다. 1982년 '이 륭'이라는 필명으로 문학동인지 [시운동]에 연작시 「존재의 놀이」등을 발표하며 시단에 나왔다.
대학시절 학생운동과 지하신문을 제작 배포한 혐의로 수배된 이후, 5년에 가까운 긴 도피생활 동안 민청련 선전국 등 여러 민주화운동 단체에서 활동했다. 수배 중이던 1987년 3월에 발표한 제주도 4.3 사건을 다룬 장편 서사시 「한라산」은 김지하의 「오적」이후 최대의 필화사건으로 국제적인 여론을 불러일으켰고, 그해 가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었다. 석방후 10년 이상 절필 끝에 1999년 시집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를 내놓으며 문단에 복귀했다. 2002년 봄 전국의 유명사찰을 돌아보고 쓴 산사기행집 『적멸보궁 가는 길』로 독자들의 좋은 반응을 받았고, 가을에는 세계 최초로 혁명가 체 게바라의 시집 『먼 저편』을 엮어 내기도 했다.
현재 그는 인권 월간지 [사람이 사람에게]편집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1부 모든 것은 기울어진다
꽃이 져야 열매를 맺는다 _미황사
가장 먼 여행 _운문사
영혼의 구슬과 페르시아의 흠 _관음사
불일암은 잠언이다 _불일암
모든 것은 기울어진다 _수구암
오리 다리는 짧고 학의 다리는 길다 _은해사
아파야 새로운 것이 온다 _각연사
나비는 수평으로 난다 _원심원사와 석대암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해” _길상사
2부 모든 것은 사라진다
여시아문과 디아스포라의 불빛 _산방굴사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_봉원사
그리워할 대상 없어도 그리움이 사무치는 절 _부석사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뜨지 않은 별 _진관사
팔만대장경, 그 장엄한 언어의 숲을 찾아서 _해인사
이 세상에서 가장 여운이 긴 풍경소리 _정암사
네 몸속에 절 하나 지어보아라 _법흥사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달라 _상원사
서럽다. 화두 30년. _통도사
3부 기울어지다 사라진다
부처가 얼어 죽으면 경전이 무슨 소용인가 _봉정암
사찰로 가는 마음, 성찰로 돌아오는 마음 _송광사
가장 슬프고 애틋한 절 _운주사
피었으므로, 진다 _선운사
섬진강에서 화엄사 종소리를 들어보았는가 _화엄사
바다처럼 출렁이다 산처럼 무너지다 _보리암
살아 있는 부처의 눈 _보문사
저녁 산사에서, 묵념 _낙산사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가장 장엄한 법당 _‘팽목항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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