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이끌리오
만치 않다. 자신의 죽음을 줄리엣이 바라고 있으니 그 죽음을 기꺼이 환영하겠다고 한다. 그러자 줄리엣은 화들짝 놀라며 아침이 왔으니 어서 떠나라고 로미오를 다그친다. 이런 대사의 주고받음은 소설에서는 그 맛이 잘 살아 나지 않는다. 독자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 두 사람의 심리상태-이별에 대한 안타까움, 죽음에 대한 공포, 상대에 대한 사랑 등-를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다. 이게 바로 고전을 읽는 맛이다. 줄거리만 추려서 독자에게 전달해 주는 그 많은 ‘유사 셰익스피어 작품들’에서는 이런 맛을 느낄 수 없다.
희곡의 맛을 그대로 살려낸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꾼 이윤기와 신세대 번역가 이다희가 이 책에서 셰익스피어의 재치를 희곡 그대로, 그러면서도 신세대 감각에 맞게 되살려내고 있다. 여기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펼쳐지는 화려한 일러스트가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