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에 한글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배울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평균 나이 80세, 한글교실에서 만난 성장과 치유의 이야기
여기 특별한 수업이 있다. 평균 나이 80세, 백발의 늦깎이 학생들이 모여 배우는 한글 수업이다. 평생 부끄럽고 수치스러워 차마 주변 사람들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까막눈의 상태를 벗어나고 싶은 어르신들이 팔순이 다 되어 초등학생이 되었다. 평생 숨기고 싶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한글을 배우면서 은행 일도 혼자 보고 동사무소에 가서 서명도 한다.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못 배워서 한스러웠던 자신과 화해하고, 잘해주지 못했던 자식에게 미안함의 편지를 쓴다. 소설을 읽고 문학기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 책은 비문해 어르신들이 한글을 배워가면서 쓴 시와 일기, 편지와 생활문, 자서전 등 직접 쓰신 70여 편의 글을 통해 비문해 어르신들이 ‘문해됨’에 따라 일어나는 여러 정서와 삶의 변화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숨김도 없고 꾸밈도 없는 어르신들의 글을 통해, 늦깎이 학생들의 성장과정을 따라가면서 우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지식을 가르치러 왔다가 지혜를 배워갑니다.”고 말한다. 어려운 시대, 고단한 삶의 순간에도 지지 않고 자신의 자리와 하루를 지켰던 어르신들의 강인하고도 유연한 마음은 삶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응원과 위로를 안겨줄 것이다.
부산대학교 사범대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중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했다. 건강검진을 통해 암이 발견돼 정년을 10년 남기고 조기퇴직을 하였다. 당시 교직 생활이 힘들었기에 큰 미련은 없었다. 수술 이후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학위와 한국어 2급 교원자격증을 취득했다. 교회 어머니교실에서 한글 교육 봉사를 시작으로, 심리상담소와 구청에서 대화법 강의 등의 활동을 쉼 없이 했다.
평생 해온 국어 교사로서의 경험과 한국어 교사로서의 지식, 그리고 상담심리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살려 비문해 어르신들에게 한글 교육을 하면서 인생 제2막을 새롭게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노인복지관에서 성인 문해 강좌를 통해 늦깎이 학생들이 빛과 자유를 찾고, 자존감을 회복하고, 행복한 노년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도하고 있다.
이 책은 노인 학생들이 겪는 문맹의 아픔, 까막눈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노력, 글을 알게 되면서 경험하는 기쁨과 치유와 회복을 그렸다. 또 제자들의 뜨거운 사랑과 무한한 지지로 성장하는 저자의 모습도 아울러 담았다. 앞으로 이주 여성에게나, KOICA를 통해 외국에 나가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꿈을 갖고 있다.
프롤로그_지식을 가르치러 왔다가 지혜를 배워갑니다
1장 ♡ 슬픈 이름, 까막눈
마음도 떨고 손도 떨고
다친 척, 안 보이는 척
치매와 문맹의 슬픈 동거
남자 어르신이 더 외로운 이유
나도 공부하러 가면 안 되겠니?
2장 ♡ 눈뜨니 새로운 세상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고목에 핀 꽃
첫사랑에 빠진 소녀들처럼
하늘만큼 땅만큼 좋았다
딸에게 메시지 보내던 날
3장 ♡ 편지 쓰는 기 꿈이라오
나무 이름을 적어오세요
시가 뭐꼬?
삐뚤삐뚤 주소 한 줄
소설이 내 이야기 같아서
4장 ♡ 인생길이 꽃길이다
선생님, 저 철쭉이에요
엄마가 좀 덜 무섭데요
공감의 마법
선생님이 의사보다 더 명의네요
나만 지금 학교 다니니 행복합니다
내가 달라졌어요
에필로그_인생은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