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책 쓰는 법 - 쉽게 쓰기가 가장 어려운 당신에게 보내는 원고 청탁서
2020년은 청소년책의 해
좋은 청소년책을 짓고 만드는 일에 관하여
올해는 청소년책의 해입니다. 입시 경쟁으로 교과 학습과 관련된 책 이외에는 독서하기가 쉽지 않은 청소년들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독서, 출판, 도서관, 서점 분야 전문가들로 실행위원회를 꾸리고 다양한 활동을 해 나가고 있지요. 국내 최초의 청소년책 추천 플랫폼이 문을 열고 청소년들이 직접 심사해서 선정하는 청소년문학상이 신설되었습니다. 좋은 청소년책을 발견하고 함께 읽는 일에 조금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 가고 있는 거지요.
『청소년책 쓰는 법』은 성인, 어린이, 청소년 논픽션을 두루 만들며 청소년책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한 편집자가 성인책과 청소년책은 어떻게 다르며 청소년책은 어떠해야 하는지, 왜 청소년책이라는 독립된 분야가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청소년책을 잘 쓸 수 있는지 등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청소년책 중에서도 청소년 논픽션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어떤 태도와 감성, 어휘로 독자에게 다가가면 좋을지를 꼼꼼히 짚어 이야기하며 청소년책을 쓰고자 하는 이들은 물론 찾고 고르고 고민하는 이들, 만드는 이들에게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청소년책은 쉬워야 한다?
쉽게 쓰기는 쉽지 않고 쉽게 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청소년책을 써 본 사람 혹은 써 보려고 했던 사람들은 압니다. 청소년책 쓰기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어떤 면에서는 성인 단행본보다 더 쓰기 어렵고 예상하지 못한 데서 해 보지 않았던 고민을 해야 하며 만드는 데도 생각보다 더 큰 품이 든다는 것을 쓰고 만들어 보면 비로소 깨닫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이야기합니다. “청소년책? 그거 그냥 쉽게 쓰면 되는 거 아냐? 성인책도 썼는데 청소년책은 금방 쓰지. 분량도 적잖아?” 실제로 성인 단행본을 쓰던 많은 저자들이 청소년책을 써 보고 싶어 합니다. 유익하고 재미있는 지식을 더 많은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앞서 쓴 성인책을 토대로 청소년책 집필을 시도하지요. 하지만 시작부터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청소년이 뭐야? 중학생? 고등학생? 대체 어떤 애들을 청소년이라고 하는 거야? 나는 청소년 때 어떤 책 읽었지? 글을 반말로 써야 하나 높임말로 써야 하나? 쉽게 쓰라니 얼마나 쉬워야 하는 거야? 그냥 쉽게만 쓰면 다 되는 건가?’
우리 모두 청소년기를 지나왔지만 청소년이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하고 그 시기의 독서가 어떤 의미였는지, 그때 자신은 어떤 책을 좋아했고 인상 깊게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흔히 실수하거나 포기하고 ‘나는 청소년이랑은 안 친한 거 같애’ 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청소년책과 멀어집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들이 오가는 청소년책 편집의 현장에서 다양한 일을 마주하고 꾸준히 고민해 온 편집자의 기록입니다. 좋은 청소년책이란 어떠해야 하는지, 얼마나 쉬운 글이 청소년이 읽기에 적합한 글인지, ‘쉽게 쓴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청소년책을 쓴다면 어떤 주제나 소재를 선택하는 편이 좋은지, 독자를 어떻게 상상하며 접근해야 하는지 등 청소년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응당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탄탄히 쌓아 온 경험을 근거로 세세히 다룹니다. 나아가 청소년책을 만드는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만드는 일은 쓰는 일과는 다른 편집의 영역이지만, 이 과정을 알고 나면 왜 청소년책의 집필은 성인 단행본의 집필과 조금 달라야 하고 편집자가 조금 더 ‘개입’하고 ‘요청’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청소년, 당신은 누구십니까?’에서 시작해 ‘누가 청소년 논픽션을 쓸까?’ ‘개념어 없이 개념을 설명합시다’ ‘새로운 것보다 의미 있는 것이 의미 있다’로 이어지는 이 책의 목차는 쓰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이 함께 나누고, 더 나은 청소년책을 만들기 위해 꼭 거쳐 가야 할 관문이지요.
좋은 청소년책의 씨앗은 청소년책을 짓고 만드는 이들이 청소년책에 대해 제대로 알고 공부할 때 비로소 마련됩니다. 청소년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청소년들이 독서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자 애쓰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청소년책을 읽고 만들고 고민하는 독자이자 편집자.
충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과 동양사를 공부한 뒤 출판사에 취직해 지금까지 출판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15년 넘게 일하며 세 곳의 출판사를 거쳤고, 회사를 옮길 때마다 만드는 책의 분야가 조금씩 달라졌다. 첫 1/3은 어린이 교양서, 그다음 1/3은 성인 인문?사회 분야 도서, 그다음 1/3은 청소년 논픽션을 만들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책의 분야가 아니라 독자의 나이가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책의 분야는 계속 인문?사회과학 중심의 논픽션이었지만 독자들의 나이가 8세부터 60세까지 다채로웠다. 그 덕분에 비슷한 지식과 메시지가 서로 다른 연령대에 어떻게 달리 ‘번역’되는지 체감할 기회가 많았다. 지금은 청소년 논픽션을 주로 만들고 있다.
『라틴아메리카는 처음인가요?』(공저, 2017 사계절 청소년 교양도서 공모전 수상), 『코요아칸에서 태양을 보다』(공저), 『한글』을 썼다.
들어가는 글
1 청소년, 당신은 누구십니까?
2 청소년책, 결국 마케팅 전략?
3 누가 청소년 논픽션을 쓸까?
4 ‘습니다체’가 좋을까, ‘했다체’가 좋을까?
5 개념어 없이 개념을 설명합시다
6 스토리텔링, 지식에 이야기를 덧입히면?
7 새로운 것보다 의미 있는 것이 의미 있다
8 지식을 모으면 지식책이 될까?
9 교과서 안팎에서, 주제와 소재들
10 접점, 찾았습니까?
11 부록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12 사전에 없는 감탄사로 감탄하지 말 것
13 내 책은 마케팅 안 하나요?
14 청소년책 편집자와 협업하기
김선아 지음 저자가 집필한 등록된 컨텐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