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몸짓 문화의 리얼리티
철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몸에 대한 인식론적 연구가 끊임없이 있어 왔다. 특히 메를로-퐁티 이후에 몸은 새로운 해석을 받기 시작했다. 그것은 몸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인간 존재를 곧 ''인간 몸''으로 보았다. 몸에 대한 그의 견해를 따르면, 인간 몸을 중심으로 세계와 역사가 의미를 획득하게 된다고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시간이나 공간이, 예술이나 문화가 몸에 의해 그 의미를 배태한다고 한다. 단정지어 말하자면, 인간 몸을 중심으로 보아 모든 의미망이 성립한다는 이야기다. 의미를 획득하는 것은 정지된 몸이 아니라 움직이는 몸과 몸짓에 의한다. 바로 살아 있는 몸, 그 몸이 의미를 안고 의미를 키운다. 나무의 나이테가 시간의 흐름을 말해 주듯이 이마의 주름살과 피부, 근육과 골격 그리고 머리의 색깔이 세월의 의미를 말해 준다. 생명을 지닌 한 가만히 있는 몸은 없다. 따라서 몸은 움직이고 몸짓은 표현한다.
이제 몸과 몸짓은 눈만 뜨면 어디서든 볼 수 있으며, 인식할 수 있고, 자본으로 계산 될 수도 있다. 부모의 속 몸짓을 통해 우리 인간이 나왔고 겉 몸짓을 하지 못함으로서 인간은 죽음을 맞는다. 몸은 삶을 지탱하는 기둥이며 몸짓은 삶의 증거이다. 뿐만 아니라 몸과 몸짓은 욕망과 절제의 대상이다. 탕진할 때 우리는 폭군 탕아가 되며 절제할 때 성인 군자가 되기도 한다. 요즘 들어 몸과 몸짓들은 하이테크 매체와 결합하여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많은 몸짓 이미지들이 지나간 뒤 마지막으로 회사 로고를 잠깐 보여주는 스포츠 제품 광고,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몸짓들을 음악의 박자에 따라 배열해 놓은 뮤직비디오, 모션 캡쳐에 의해 조금은 부자연스런 몸짓과 요란한 효과음이 가득한 비디오게임을 생각해 보자. 이와 같은 영상텍스트들 속에서 몸과 몸짓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니 존재를 넘어 어떤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의미는 어디에서 오며 어디에 존재하는가.
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머리에
제1부 몸과 몸짓, 언어와 문화가 만나다
전통예절과 몸짓 문화
몸짓의 문화, 문화의 손짓
'손'의 의미, '손'의 신비
표정의 기호학
몸과 언어의 만남
몸과 음식의 운우지정
제2부 몸과 몸짓, 인식과 실천으로 말하다
몸 글쓰기 그리고 근대성의 메타포
몸의 제자리 찾기
몸과 몸짓 그리고 사진
우리의 욕망, 몰카의 이미지
미궁 속의 몸, 몸 속의 미궁
몸짓과 심리치료
몸과 몸 소통
참고문헌
필자 소개
찾아보기
성광수 저자가 집필한 등록된 컨텐츠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