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나무라지 않는다 -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가 들려주는 나무에게 배우는 지혜
인간의 영원한 스승인 나무,
자기가 뿌리 내린 자리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사는 나무에게
삶의 본질과 살아가는 방식을 묻는다!
“나무에게는 모든 순간이
결정적인 순간이다”
나무는 나무(裸務)다
; 자신의 위치에서 맡겨진 삶의 소명을 다하는 나무
나무는 인간의 영원한 스승이다. 삶의 깊이와 방식을 묻고자 할 때 우리의 시선은 늘 나무에게 가 닿는다.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자라지만 가장 높이 자라는 나무, 맨몸으로 우뚝 서서 자신에게 맡겨진 의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나무! 인간이 절대 가질 수 없는 포용력과 깊이로 나무는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하고, 꾸짖기도 하고, 때로는 나아갈 방향을 넌지시 알려주기도 한다.
나무는 늘 우리와 함께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무를 다 알지 못한다.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고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나무의 존재는 어느 날은 사람들에게 불쑥 다가오는 듯하다가도 어느 날은 훌쩍 멀어져 있다. 가벼운 듯 무겁고, 약한 듯 강하고, 무심한 듯 애정이 지극하다. 이에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가 오랫동안 흠모하고 연구해온 나무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로부터 삶의 원리와 방식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자연을 착취하고 환경을 탓하며 살아가는 인간과는 달리 나무는 그 누구도 착취하거나 나무라지 않는다. 묵묵히 자신의 의무를 다하며 살 뿐이다. 그래서 유영만 교수는 나무를 ‘나무(裸務)’라 개념 짓는다. 나무는 새봄의 새싹을 녹음으로 바꾸고, 불타는 단풍과 낙엽으로 한 시절을 정리하면서 맨몸으로 겨울맞이를 하는 자신의 의무를 다할 때 진정한 존재 가치가 있다.
“나무는 주어진 자리에서 자리를 탓하지 않고 부단히 변신을 거듭하면서 어제와 다른 나무로 성장하려는 힘에의 의지를 지니고 있다. 나무에게 맡겨진 소중한 의무는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다. 가만히 서 있는 것 같지만 나무도 본분을 다하기 위해 소명의식으로 무장한 치열한 생명체다. 이런 점에서 나무는 ‘나무(裸務)’다.”(본문 중에서)
나무는 맨몸으로 세상과 마주한다. 그에 반해 사람은 자신을 위장하거나 포장하지 않고는 몹시 불안해하기에 본질보다는 겉모습에 자꾸만 매달리게 된다. 존재는 자기중심을 가지고 본래의 모습을 드러낼 때 오히려 고유한 경쟁력을 지닌다. 자기 본래의 모습, 즉 나력(裸力)으로 자신의 존재의 근원을 보여주려는 나무의 치열한 몸부림에서 외형에 치중하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나무는 나무(裸舞)다
; 자기만의 방식으로 춤을 추며 살아가는 나무
나무는 한 자리에 그냥 존재하는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가운데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춤을 추며 살아간다. 이 책에서 유영만 교수는 나무를 ‘나무(裸舞)’라 개념 지으며 나무가 추는 다섯 가지 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나무가 나무(裸舞)인 이유는 나만의 방식으로 춤을 추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나만의 방식은 형용사로 치장된 내가 아니라 모든 것을 걷어내고 드러낸 ‘적나라(赤裸裸)’한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특유의 방식으로 출 때 자기다운 춤을 출 수 있는 것이다.”
자기다운 춤을 추기 위해서는 나무의 다섯 가지 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멈춤’이다. 춤은 사실 멈춤의 연속이다. 멈춤은 다음 동작을 위한 짧지만 깊은 성찰의 시간이자 어디로 갈지 방향을 정하는 결연한 순간이다. 멈춰 있지만 사실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이다. 둘째 춤은 ‘낮춤’이다. 모든 춤은 자신을 낮추면서 세상을 끌어안고 우주에 마음을 여는 몸동작이다. 낮춤은 겸손을 표현하는 자세이자 상대와의 다름을 포용하겠다는 태도다. 세 번째 춤은 ‘갖춤’이다. 춤의 기술과 기교를 익히기 전에 갖춰야 할 자세와 자질을 말한다. 춤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는 물론 춤을 추는 사람의 자질과 품격을 갖추는 것이다. 네 번째 춤은 ‘맞춤’이다. 맞춤은 상대의 아픔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이자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하모니를 이루려는 노력이다. 다섯 번째 춤은 ‘막춤’이다. 막춤은 모든 춤의 마지막 단계에서 고수가 보여주는 즉흥 댄스다. 세상을 끌어안고 우주와 소통하며 혼연일체가 되는 지존의 경지다.
나무의 이 다섯 가지 춤에 담긴 삶의 원리와 방식은 남 흉내 내며 살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자리에 깊이 뿌리내려 자기만의 춤을 추는 삶의 지혜를 선물한다.
나무를 알기보다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
머리로 자연을 이해하는 것보다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 소중함을 역설한 레이첼 카슨의 명언이다. 마찬가지로 나무를 아는 것보다 느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책상에 앉아서 나무에 관한 책을 수십 권 보는 것보다 직접 나가서 나무를 만나 말도 걸고 어루만지면서 나무가 살아온 지난 삶의 여정을 조용히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
유영만 교수는 나무 예찬론자다. 나무에 대한 그의 애정은 앎과 사유에서 그치지 않고 느끼는 데까지 나아간다. 나무의 근본과 본질, 원리와 이유, 방식과 식견에 대한 그의 사유를 책으로 정리하면서도 그 역시 나무 전문가에 머물지 않고 나무를 느끼고 나무와 함께 놀면서 숲을 이해하고 우주를 꿰뚫어보기 위해 노력했다.
1부에서는 삶의 근본을 배우기 위해 나무의 아홉 가지 특성을 생각해본다. 주어진 자리에서 환경을 탓하지 않고 살아가는 나무, 기다림의 철학을 실천하며 조급해하지 않는 나무, 버려야 버림받지 않는 나무의 철학 등을 배운다. 2부에서는 나무를 구성하는 뿌리, 씨앗, 줄기, 가지, 옹이, 나이테, 단풍, 겨울눈, 그리고 해거리를 통해 나무가 살아가는 원리를 이해하고 나무의 존재 이유를 공부한다. 3부에서는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열두 가지 나무를 선정해서 소중한 인생 교훈을 들어본다. 세상의 이목을 끈 주목나무에게 주목(注目)을 끄는 비결을 들어보고, 등나무에게 등지지 않고 등 대고 살아가는 노하우를 들어보고,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서 융합의 꽃을 피우는 맹그로브에게는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 융합의 지혜를 직접 배워본다. 이외에도 은행나무, 자귀나무, 고욤나무, 전나무 등을 만나 삶의 방식과 상생의 비밀을 물어본다.
이 책은 나무에 관한 물음표에 한 가지 느낌표를 더해줄 수 있는 안내서이자, 나무를 느끼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유영만은 한양대학교 사범대학 교육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의 대학원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했다. 이 후,플로리다 주립 대학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인력개발원, 삼성경제연구소를 거쳐 국립 안동대학교 교육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Pentacle Venture Academy 부사장 겸 디지털 학습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한국 기업 교육의 경쟁력 강화 방안 : 딜레마 탈출을 위한 시도>, <죽은 기업 교육, 살아 있는 디지털 학습>, <지식 경영과 지식 관리 시스템> 등이 있고, 역서로는 <디지털 경제를 배우자>,
저자소개
프롤로그-나무는 나무裸務다
1부 삶의 근본, 나무에게 배우다
2부 삶의 원리, 나무에게 배우다
3부 삶의 방식, 나무에게 배우다
에필로그-나무는 나무裸舞다
미주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