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를 창의하다 - 패러디(Parody)
창조적 모방, 패러디
2017년 9월, 가수 아이유는 리메이크 앨범을 통해 컴백했다. 2014년 5월 발표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에 이어 3년 만에 ‘꽃갈피 둘’을 발표한 것이다. 아이유는 이미 여러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가수이기도 하지만 ‘리메이크 요정’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멀리는 양희은, 정미조, 최백호, 김창환, 들국화, 소방차에서 가까이는 김건모, 이적의 노래가 소환되어 그녀의 목소리로 재탄생되었다. 이와 관련해 음악평론가 임진모는 “창의적인 것을 요구하는 것은 팬들의 당연한 권리”라며 “창의와 재해석은 기차의 레일과도 같다”고 말한다. 양희은의 아침이슬과 아이유의 아침이슬은 창의적 산물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아이유는 리메이크곡을 통해 양희은이라는 오리지널 가수와 팬들의 접점을 다시금 만들어내는 창의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 동시대에 살았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창의성을 논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다. 그의 말과 결과물은 그가 생각하는 창의성의 본질을 명쾌하게 제시한다. “창의력은 단지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것이다(Creativity is just connection things)”라고… 그의 말대로라면 그의 창의적 결과물인 아이폰(iPhone)은 단지(just) 전화와 컴퓨터, 오디오, 카메라를 연결시켜 만든 종합세트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창의적 산물을 적극적으로 경험한 우리는 그를 21세기 최고의 창의적 인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왜일까? 그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연결했던 일개 커넥터(Connector)이자, 무엇을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에 골똘했던 성실한 직업인이었을 뿐인데 말이다.
강석원. 한신대학교 교양대학 광고홍보 교수다. 중앙대학교에서 문학으로 학사를, 광고로 석사학위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대홍기획에서 광고본부장(1993-2007)을, 한컴에서 상무(200-2013)로 마케팅, 기획, 미디어 본부장을 지냈다.
Cannes Ad Awards, Pinnacle Awards, 대한민국 광고대상 등 국내외 광고제에서 20여회 수상했으며, 저서로 ‘광고는 밥이다’, ‘크로스미디어광고’, ‘디지털 마케팅(공저)’ 등이 있다. 광고와 문학, 교양을 크로스 하는 글들을 쓰고 있다. swkang@hs.ac.kr
창의를 창의하다 : 패러디(Par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