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 - 고종석의 언어학 강의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 - 고종석의 언어학 강의

저자
고종석
출판사
로고폴리스
출판일
2018-07-25
등록일
2018-09-04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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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언어가 우리 삶이나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우리의 지적 의무다.”

한국어로 만날 수 있는 언어에 대한 가장 지적인 통찰!
치열한 사유로 빚은 고종석 언어학의 정수를 만나다

언어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하물며 그것이 직업과 관련되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작가이자 언어학자 신문기자로 삶의 이력을 채워온 고종석에게 언어는 그래서 더 ‘각별’하다. 스무 해 가까이 언어에 대한 글을 써오며 독창적인 언어관을 확립했다고 자부하는 그가 이번에는 강연을 통해 자신의 언어학적 성찰들을 풀어냈다. 2015년 3월 한 달간 대학로 벙커1에서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고종석의 언어학 강의, ‘말하는 인간Homo loquens’은 여러 주제로 뻗어 있는 고종석 언어학의 물길을 하나로 모아 간결하고 명확하게 그 정수를 전달한 강의였다.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는 그 강의를 기록한 책으로 강연 당시의 자연스러운 구어체를 그대로 살려 독자들이 친근하게 고종석 언어학에 입문할 수 있도록 편집했다.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에는 언어학의 중심 영역인 통사론, 의미론, 음운론이 아닌 언어사회학, 역사언어학, 번역학 등 언어의 변두리 풍경이 담겨 있다. 그래서 오히려 언어 자체보다 말하는 인간으로서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고종석 언어학의 핵심을 꿰뚫는 윤리적 삶의 태도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동안 ‘섞임과 스밈’‘감염’‘순수와 불순’ 등의 인상적인 말들로 언어의 본질을 설명해온 고종석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여러 언어들이 서로 살 섞어온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언어에서 ‘순수함’을 고집하는 태도가 어떻게 전체주의적 발상과 맞닿아 있는지를 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한다. 하나의 언어가 ‘순수’ 속에 갇힐 때 그 언어는 죽음의 길로 들어선다. 섞이고 스미는 자연스러운 과정 속에서 더 많은 불순물을 끌어안을 때 더 넉넉하고 유연한 언어가 탄생한다. 여러 언어들이 걸어온 역사를 톺아본 후 저자가 도달한 이 결론으로부터 독자들은 언어에서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서 수많은 이질적인 것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을 배우게 될 것이다.

섞이고 스미는 언어의 본질에서
윤리적 삶의 태도를 고민하다

이 책은 순서대로, ‘언어와 세계’‘섞임과 스밈’‘언어와 역사’‘번역이라는 모험’의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매우 거칠게 말해서, 제가끔 언어철학, 언어사회학, 역사언어학, 번역학에 대응한다. 언어학의 중심 연구 분야는 아니지만 고종석 언어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주제들로 구성된 이 강의들은 고종석의 말처럼 “우리들 자신에 대한, 인류에 대한 곁-언어적 탐색”이라고 할 수 있다.

1강 ‘언어와 세계-언어는 생각의 감옥인가’에서는 소쉬르에서 비트겐슈타인, 촘스키로 이어지는 현대 언어학의 흐름 속에서 언어의 본질에 대한 언어학적, 철학적 탐구의 역사를 추적하고 사피어, 그람시, 알튀세르를 통해 사고와 삶, 세계 그리고 언어의 관계를 탐구한다. 2강 ‘섞임과 스밈-우리 안의 그들, 그들 속의 우리’에서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세계 각 언어들이 성립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언어들 간의 접촉과 간섭의 사례들을 다룬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자를 차용한 근대 일본의 서구어 번역의 예들을 통해 우리말에 미친 일본어의 영향에 주목한다. 그 외에도 한 언어 사회 내부의 지역방언과 사회방언 등을 통해 대부분의 국민국가가 단일 언어 사회라는 일반의 환상에 균열을 일으킨다.
3강 ‘언어와 역사-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언어의 역사를 다룬 장으로, 시간축과 공간축으로 여러 언어의 변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하나의 언어가 늘 단수가 아닌 복수로 존재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비교언어학의 계통수설과 그에 반대해서 언어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한다는 언어연합설, 물결설을 소개하며 한국어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4강 ‘번역이라는 모험-부정한 미녀들의 반역’에서는 모든 민족어가 번역문에서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이미 모든 언어는 감염된 언어라고 주장하며 특히나 지금처럼 이산과 노마드가 보편화된 세계에서 언어순수주의를 주장하는 것의 윤리적 위험성을 지적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르네 지라르의 ‘속죄양’,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로 설명되는 한 사회의 소수자들에 대한 국가 단위의 초석적 폭력이 이러한 순수주의와 맞닿아 있음을 밝힌다.

인류 문명과 진화의 기본적 요건은 섞임과 스밈이다. 혼합과 혼종과 혼혈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우리 본래의 것들은 더욱 살찌고 풍요로워진다. 이 책 전체를 통해 고종석은 여러 언어의 변화 과정을 통해 이를 증명한다. 순수에 대한 고집은 억압과 배타를 낳을 수밖에 없다. ‘순수’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아름다움은 섞임과 스밈 속에, 불순함 속에 있다.

우리는 모두 감염된 존재,
순수에 대한 환상과 집착을 버리자

한국의 언어민족주의자들은 한자어를 다 싫어하지만 그중에서 일본식 한자어를 싫어하고, 특히 ‘대매출’ 같은, 일본에서 훈독한 단어가 한자어를 통해 수입된 말은 한국어가 아니라고 다 내쫓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미 일본식 한자어는 우리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걸어온 역사를 무시하고, 실제 우리 삶에서 쓰이는 언어의 활용을 무시한 채 순수 한국어라는 편협한 이상을 추구하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언어의 생명력을 부정하는 처사다. 지금의 한국어는 중국어나 몽고어, 일본과 서양의 수많은 어휘들이 스며들어 이루어진 언어다. 이러한 외래 어휘들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한국인들은 지금과 같은 쓸 만한 언어를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순수한 한국어’만으로 이뤄진 언어 체계는 흉측하기 짝이 없는 전체주의의 언어일 것이다. 한국어의 순도를 높이겠다는 순수주의자들의 열망이 어떤 태도와 맞닿아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언어가 우리 삶이나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우리의 지적 의무다.”

한국어로 만날 수 있는 언어에 대한 가장 지적인 통찰!
치열한 사유로 빚은 고종석 언어학의 정수를 만나다

언어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하물며 그것이 직업과 관련되어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작가이자 언어학자 신문기자로 삶의 이력을 채워온 고종석에게 언어는 그래서 더 ‘각별’하다. 스무 해 가까이 언어에 대한 글을 써오며 독창적인 언어관을 확립했다고 자부하는 그가 이번에는 강연을 통해 자신의 언어학적 성찰들을 풀어냈다. 2015년 3월 한 달간 대학로 벙커1에서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고종석의 언어학 강의, ‘말하는 인간Homo loquens’은 여러 주제로 뻗어 있는 고종석 언어학의 물길을 하나로 모아 간결하고 명확하게 그 정수를 전달한 강의였다.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는 그 강의를 기록한 책으로 강연 당시의 자연스러운 구어체를 그대로 살려 독자들이 친근하게 고종석 언어학에 입문할 수 있도록 편집했다.
《불순한 언어가 아름답다》에는 언어학의 중심 영역인 통사론, 의미론, 음운론이 아닌 언어사회학, 역사언어학, 번역학 등 언어의 변두리 풍경이 담겨 있다. 그래서 오히려 언어 자체보다 말하는 인간으로서의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고종석 언어학의 핵심을 꿰뚫는 윤리적 삶의 태도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동안 ‘섞임과 스밈’‘감염’‘순수와 불순’ 등의 인상적인 말들로 언어의 본질을 설명해온 고종석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여러 언어들이 서로 살 섞어온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언어에서 ‘순수함’을 고집하는 태도가 어떻게 전체주의적 발상과 맞닿아 있는지를 이 책 전체를 통해 강조한다. 하나의 언어가 ‘순수’ 속에 갇힐 때 그 언어는 죽음의 길로 들어선다. 섞이고 스미는 자연스러운 과정 속에서 더 많은 불순물을 끌어안을 때 더 넉넉하고 유연한 언어가 탄생한다. 여러 언어들이 걸어온 역사를 톺아본 후 저자가 도달한 이 결론으로부터 독자들은 언어에서뿐만 아니라 삶 전체에서 수많은 이질적인 것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을 배우게 될 것이다.

섞이고 스미는 언어의 본질에서
윤리적 삶의 태도를 고민하다

이 책은 순서대로, ‘언어와 세계’‘섞임과 스밈’‘언어와 역사’‘번역이라는 모험’의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매우 거칠게 말해서, 제가끔 언어철학, 언어사회학, 역사언어학, 번역학에 대응한다. 언어학의 중심 연구 분야는 아니지만 고종석 언어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주제들로 구성된 이 강의들은 고종석의 말처럼 “우리들 자신에 대한, 인류에 대한 곁-언어적 탐색”이라고 할 수 있다.

1강 ‘언어와 세계-언어는 생각의 감옥인가’에서는 소쉬르에서 비트겐슈타인, 촘스키로 이어지는 현대 언어학의 흐름 속에서 언어의 본질에 대한 언어학적, 철학적 탐구의 역사를 추적하고 사피어, 그람시, 알튀세르를 통해 사고와 삶, 세계 그리고 언어의 관계를 탐구한다. 2강 ‘섞임과 스밈-우리 안의 그들, 그들 속의 우리’에서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세계 각 언어들이 성립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언어들 간의 접촉과 간섭의 사례들을 다룬다. 그중에서도 특히 한자를 차용한 근대 일본의 서구어 번역의 예들을 통해 우리말에 미친 일본어의 영향에 주목한다. 그 외에도 한 언어 사회 내부의 지역방언과 사회방언 등을 통해 대부분의 국민국가가 단일 언어 사회라는 일반의 환상에 균열을 일으킨다.
3강 ‘언어와 역사-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언어의 역사를 다룬 장으로, 시간축과 공간축으로 여러 언어의 변화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하나의 언어가 늘 단수가 아닌 복수로 존재한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비교언어학의 계통수설과 그에 반대해서 언어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한다는 언어연합설, 물결설을 소개하며 한국어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4강 ‘번역이라는 모험-부정한 미녀들의 반역’에서는 모든 민족어가 번역문에서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이미 모든 언어는 감염된 언어라고 주장하며 특히나 지금처럼 이산과 노마드가 보편화된 세계에서 언어순수주의를 주장하는 것의 윤리적 위험성을 지적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르네 지라르의 ‘속죄양’,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로 설명되는 한 사회의 소수자들에 대한 국가 단위의 초석적 폭력이 이러한 순수주의와 맞닿아 있음을 밝힌다.

인류 문명과 진화의 기본적 요건은 섞임과 스밈이다. 혼합과 혼종과 혼혈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우리 본래의 것들은 더욱 살찌고 풍요로워진다. 이 책 전체를 통해 고종석은 여러 언어의 변화 과정을 통해 이를 증명한다. 순수에 대한 고집은 억압과 배타를 낳을 수밖에 없다. ‘순수’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아름다움은 섞임과 스밈 속에, 불순함 속에 있다.

우리는 모두 감염된 존재,
순수에 대한 환상과 집착을 버리자

한국의 언어민족주의자들은 한자어를 다 싫어하지만 그중에서 일본식 한자어를 싫어하고, 특히 ‘대매출’ 같은, 일본에서 훈독한 단어가 한자어를 통해 수입된 말은 한국어가 아니라고 다 내쫓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이미 일본식 한자어는 우리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가 걸어온 역사를 무시하고, 실제 우리 삶에서 쓰이는 언어의 활용을 무시한 채 순수 한국어라는 편협한 이상을 추구하는 것은 살아 움직이는 언어의 생명력을 부정하는 처사다. 지금의 한국어는 중국어나 몽고어, 일본과 서양의 수많은 어휘들이 스며들어 이루어진 언어다. 이러한 외래 어휘들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한국인들은 지금과 같은 쓸 만한 언어를 지니지 못했을 것이다. ‘순수한 한국어’만으로 이뤄진 언어 체계는 흉측하기 짝이 없는 전체주의의 언어일 것이다. 한국어의 순도를 높이겠다는 순수주의자들의 열망이 어떤 태도와 맞닿아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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