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하필 내게 쌍둥이가 생겼다

하필 내게 쌍둥이가 생겼다

저자
서지혜 지음
출판사
필름(Feelm)
출판일
2019-07-24
등록일
2019-11-1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K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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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기자 고유의 통찰력과 ‘엄마’의 사명감으로
현실의 삐져나온 살을 꼬집다!

‘독박’이 아닌 ‘공동’의 힘으로
무너지는 경계에서 삶의 중심을 찾다!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어떨까. 무려 4kg이 넘는 태아를 뱃속에서 몇 달 동안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간혹 길을 걷다 우연히 쌍둥이 유모차가 내 옆을 지나가면 시선은 자연스럽게 안에 누워있는 두 명의 아이에게 쏠린다. 일란성이라 신기하고 이란성이라 신기한 아이들의 얼굴을 바라볼 땐 나도 모르게 찰나의 행복감에 젖는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아래로 쏠린 시선을 위로 올릴 생각은 하지 못했다. 쌍둥이를 출산하고, 키우고 있는 ‘엄마’를 바라볼 생각을. 아이들을 낳을 때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지, 유모차 손잡이를 쥔 손과 눈동자에 가득 고여 있는 피곤함에 대해 말이다. 그녀의 고단함에 대해 단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천사 같은 아이들의 모습에 반해 뚫어지게 쳐다볼 뿐. 이토록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무관심했다는 걸 《하필 내게 쌍둥이가 생겼다》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죽어서도 안 돼.”

작가 특유의 생동적인 문체는 쌍둥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기르는 모든 과정에 오로지 ‘엄마’가 아닌,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각인시킨다. ‘독박 육아’가 아닌 ‘공동 육아’를 지향하는 작가의 태도는 대한민국 육아 환경에 뿌리 깊게 박힌 고정적인 시각을 꼬집고. 비틀고, 뽑아버리려는 기세다. 노골적으로 파고들어 어느 틈에 삐져나온 현실의 살을 강하게 꼬집는다. 《하필 내게 쌍둥이가 생겼다》에 스며든 시원하면서 현실적인 문체의 향연에 취해버리면 어느새 임신과 출산, 육아에 씐 ‘축복’이라는 안개 속에 숨어버렸던 ‘진짜 현실’을 보게 된다. 작가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을 거론하며 아이들을 키워줄 마을의 역할에 대해 되묻는다. 또한 공적으로는 온 마을이 동원되는 것과 동시에 사적으로 가족이 반드시 동원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달을 손으로 가리면 무슨 소용일까. 결국엔 달빛은 손에서 벗어나 뻗어 나올 뿐이다. 곪은 상처 역시 그대로 두면 치유되지 않고 언젠가 썩기 마련이다. 작가는 이 점을 확실히 알고 있다. 혼자서 모든 육아를 뒤집어쓰는 건 마치 달을 손으로 가리는 행위나 마찬가지라는 걸. 곪은 상처를 방치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또한 작가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낙태까지도 모든 건 다 누군가의 몸으로 하는 일”이며 “이 모든 과정에 대한 권리는 임산부 본인에게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어떤 이유에서든 아이를 ‘직접’ 낳고 기르고 있는 엄마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이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임산부과 엄마를 향한 잣대가 가볍고 날카롭다. 그에 반해 아이러니하게도 합당한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이는 옳지 않다. 그 모든 권리 안에는 출산 휴가, 육아 휴직 등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역시 포함된다. ‘국가’에서 정해놓은 법이라 할지라도 ‘사회’에서 잘 통용되지 않으면 소용없다. 이 또한 작가는 강하게 꼬집는다. 한 생명을 탄생시키는 일은 축복이지만, 그 과정은 험난하고 멀기만 하다. 한 생명을 잉태하고 기르는 건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다만, 이 모든 과정에 엄마라는 존재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사실 역시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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