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아줌마 약한 대한민국 - 대한민국 아줌마 리얼 생존 분투기
정치인이 쓴 유별난 100만 원 아줌마 이야기-정치인 김현미의 참회록
이 책은 흔히 말하는 ‘정치인이 쓴 책’이다. 정치인이 쓴 책이라고 하면 대개 그 내용이 대부분 ‘자기 자랑’이거나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어떻게 멸사봉공 하겠다’는 식의 각오와 공약으로 채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좀 유별나게 저자의 자기 자랑이나 사탕발림에 가까운 공약이 전혀 없다. 이 책의 주인공이 저자가 아니라 바로 주부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난 봄부터 4,50대 주부노동자들을 만나 함께 밥을 먹고 수다도 떨면서 그들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이 책은, 휴일도 거의 없이 하루 12시간씩 일하면서도 월 100만 원도 벌지 못하는 ‘주부노동자들’의 눈물과 땀, 고통과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에는 마트 캐셔, 식당종업원,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판매사원, 택시 기사, 사회복지사, 이주여성 등 생존을 위해 여러 직종에서 일하며 분투하는 아줌마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아줌마들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OECD 가입국이며, G20을 개최한 ‘풍요로운’ 대한민국에서 한 달에 100만 원을 벌기 위해 온갖 궂은일을 해가며 가정을 이끌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 우리의 평범한 이웃들이다.
저자가 주부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게 된 것은 지난 10년간의 정치가 실패했다는 철저한 반성과 참회가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정치인이다. 낙선 후 정말 열심히 정치 활동을 한 자신이 왜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되었는지, 지난 10년간의 ‘민주정부’는 왜 국민에게 외면받았는지를 깊이 성찰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열심히 일하면서 인간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민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아는 체했지만 건성이었고, 그래서 그들에게 대안과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과감하게 과거의 정치와 결별하고 서민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저자는 결코 특별하지 않은 지극히 보편적인 이 시대의 진짜 인생들과 대면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정치의 소명이 바로 그들에게서 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우치고, 이제는 새로운 정치의 출발선에 서서 ‘아줌마들’을 위해 열심히 뛰는 마지막 한 사람이 되겠다는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민주당의 고양시 일산서구 위원장이다. 흔히 말하는 정치인이다. 지역구에서 시민들과 여러 경로로 만나던 중 주부 노동자들과 ‘우연히 새롭게’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유권자로 만났는데 얘기를 하다 보니 또래 여성으로서 흉허물 없이 툭 터놓는 사이가 되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한 달 수입 100만 원을 넘기기 힘든 현실을 토로하며, 자녀 교육비를 벌기 위해, 집세를 내거나 은행 대출이자를 물기 위해, 남편의 부담을 덜거나 남편 대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한없이 애처롭고 정겨웠다. 그 또한 1980년대 중반 대학에 다닐 때 인천의 형광등 제조업체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하며 일당 3천 원을 받고 노동자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마트 캐셔, 식당종업원,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판매사원 등 여러 직종에서 일하는 아줌마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대한민국 경제는 이러한 비정규직 아줌마들의 저임금으로 굴러간다는 사실이다. 경제를 굴러가게 하는 힘은, 아줌마와 알바생, 비정규직이 제공하는데, 그 과실은 소수의 금융·부동산 자산가, 대기업들이 다 차지하는 현실에 몹시 화가 나 있다. 다시 국회에 들어가면 말로만 민생과 서민을 챙기는 게 아니라 몸과 의지로 챙기는 국회의원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지난 십 년간의 정치에 대한 참회록이기도 하다. 둘째, 아줌마이자 여성으로서의 안타까움이다. 이 책을 쓰면서 대한민국에서는 장관 부인이라도 계급장 떼고 돈 벌러 나가면 한 달에 100만 원 벌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됐다. 믿기지 않으면 현 정부의 총리와 장관 부인들부터 직접 나서서 해볼 것을 권하는 입장이다. 다시 공직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지면 여성의 처지를 악착스레 따지는 마지막 한 명이 될 각오다.
1962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여고와 연세대 정외과를 졸업했다. 평민당 당보 기자로 시작해 김대중 대통령 때에는 민주당의 최장수 부대변인, 노무현 대통령 때에는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다. 2004년부터 4년간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프롤로그
제1장 100만원 아줌마
제2장 달팽이 아줌마
제3장 가장이 된 불굴의 아줌마
제4장 맹모 아줌마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