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 정치신학의 세 가지 탐구 : 바리에테 12
이웃사랑이라는 타자의 윤리학에 대한 새로운 사유”
이 책『이웃』은 THE NEIGHBOR: Three Inquiries in Political Theology를 완역한 것이다. 케네스 레이너드, 에릭 L. 샌트너, 슬라보예 지젝은 몇 년에 걸친 강도 높은 대화의 과정을 통해서 이 저서를 집필하였다. 저자들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유대-기독교적 타자의 윤리를 정신분석학적 개념을 통해 새롭게 사유하고 있다.
오늘날 정치철학 논의의 중심에는 칼 슈미트가 있다. 그가 부상한 이유는 자유민주주의가 봉착한 위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라 함은 역설적으로 냉전적인 평화와 대비되는 탈냉전적인 증오와 갈등의 분출을 말한다. 세계의 정치적 지형을 바꾼 9.11테러와 이에 대한 부시의 대응은 생생한 실례이다. 9.11 이후 부시는 자유민주주의의 옹호를 위해 전쟁을 불사하고 인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박탈하는 전선을 강화하여 왔다. 그런데 칼 슈미트는 이미 20세기 초반에 ‘정치적인 것’이라는 개념을 통하여 바로 이러한 자유민주주의의 자기모순 혹은 내적 한계를 정확하게 지적하였다. 그는 정치의 근본 영역이 적과 동지의 구별을 통해서 ‘우리’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설파하였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는 합리적인 개인과 이들이 이루는 보편적인 합의라는 환상에 근거하기 때문에 적대로 이어지는 집단정체성의 구성에 대응할 수 없으며 결국 정치적인 것은 무기력해진다. 그 결과 정치는 경제로 환원되며 그 반대급부로 정치적인 열정은 폭력과 증오의 범람으로 현상한다.
또 한편 그는 근대정치의 주요개념은 모두 신학에서 빌려온 것으로서 이는 질서를 형성하는 정치가 필연적으로 질서의 외부, 즉 신학적인 것과의 관계 속에서만 제대로 사유될 수 있다고 설파하였다. 그에게 근대화=합리화라든가 세속화=탈종교화라는 일반적인 도식은 결코 인정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에게 정치적인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주장하듯 합리적인 개인들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보편성에 이르는 과정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적과 동지를 나누는 궁극적인 결단의 순간과 이를 통해 전개되는 새로운 법질서의 과정이었다. 결국 ‘정치적인 것’이 배제된 오늘날의 정치적인 상황, 곧 자유민주주의의 한계는 미국과 유럽 그리고 오늘날 한국 정치 현실에서 횡행하고 있는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이다. 여기에 개인들의 정치적인 합리성과 지도자들의 자기이익을 초월한 중재는커녕, 지젝의 표현을 따르면, “권력자를 옹호하는 극단적으로 냉소적인 엘리트주의와 무도한 대중들의 폭력적인 난동”이 판친다.
이러한 슈미트의 통찰은 이미 발터 벤야민의 사유에 강력한 영향을 주었으며, 에른스트 융어, 알렉상드르 코제브, 야콥 타우베스를 거쳐 오늘날에는 데리다와 샹탈 무페 그리고 조르조 아감벤 등이 자신들의 사유를 전개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비판적 문제 제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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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케네스 레이너드
에릭 L. 샌트너
슬라보예 지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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