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의 바다 위에서
누가 감히 우리가 틀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있다면 앞으로 나와 우리의 담을 뒤흔들어 보라고 하라
한 소녀의 환상적이고도 기이한 모험담을 그려 낸 ≪만조의 바다 위에서≫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작품 속에 최첨단의 기기나 테크놀로지는 등장하지 않는다. 현 시대의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노트패드나 터치스크린 등이 등장할 뿐이다. 이창래는 흥미롭고도 독창적인 서사와 작가 특유의 날카로운 문장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메스로 해부하듯 날카롭게 짚어 내고 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신 계급 사회, 정치, 돈, 생명 존중, 음식, 교육 및 진학, 의료, 고용 안정, 고독, 애정 결핍 등의 문제는 현재 우리의 삶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즉 이 작품은 작품의 배경을 바꾸는 ‘낯설게 하기’를 통해 현대 사회를 있는 그대로 묘사해 내고 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져서 하나의 관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될 수 없는 어떤 진실을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트롱프뢰유인 것이다. 독자들은 떠나간 판의 여정을 추적해 나가면서 작품 속에서 현대 사회를 정신없이 살고 있는 자기 자신을 만나게 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이들은 우리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 이창래는 틀을 깨고 밖으로 나가 도전하는 ‘우리들’을 응원하고, 차마 그러지는 못하지만 주어진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우리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결국 ‘우리들’이 지켜야 할 단 한 가지는 사랑이라고 말한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예일대 영문과와 오리건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 때는 월가의 주식분석가로 일하기도 했다. 1995년 첫 소설 『영원한 이방인 Native Speaker』을 발간, 전 미국 언론의 화려한 찬사를 받으며 헤밍웨이 재단/PEN 도서상, 콜럼버스 이전 재단의 미국 도서상, 오리건 도서상, 반즈 앤드 노블의 위대한 새로운 작가 발견상, QPB의 새로운 목소리상 등 미 문단의 주요 6개 상을 수상했다. 1999년에는 두 번째 작품 『제스처 라이프 A Gesture Life』를 발간, 역시 전편을 능가한다는 찬사를 받으며 아니스필드-볼프 도서상과 구스타부스 마이어즈 도서상, 소설 부문 NAIBA 도서상, 아시아계 미국인 문학상을 수상했다. 1999년 뉴요커지는 그를 ‘40세 미만의 대표적인 미국 작가 2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2004년 출간된 세 번째 작품 『가족 Aloft』은 타임지 선정 ‘당신이 놓쳤을 수도 있는 훌륭한 책 6권’ 중 하나에 뽑혔다. 타임지는 ‘교양인이 읽어야 할 필독서’라 극찬하며 일독을 권했다. 1998년 미국 뉴욕시립대 헌터칼리지 창작과장 학과장을 지냈고, 2002년부터 프린스턴 대학 인문학 및 창작과정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 외에도 저서『만조의 바다 위에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