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 한잔이라도
글을 써 온지 어언 30여년이 흘렀다.
그동안 다섯 권의 수필집과 한 권의 칼럼집을 펴 내 놓았고 이번 다시 수필집을 내 놓는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우리의 생활 속에서 얻어진 나름대로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 사색한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모든 문학도 다 그러하지만 특히 수필은 진솔한 삶을 형상화한 문학으로서 삶의 내용을 담은 글이요, 삶의 참 멋과 맛을 느끼게 하는 글이다. 음식의 맛을 부여할 때 혀끝에 미감을 자극시켜 우리에게 만족감을 주듯이 우리가 매일같이 겪는 일상의 생활 속에 멋과 맛의 의미를 부여할 때 삶의 가치가 충만해지는 것이다. 이것들을 꾸밈없이 풀어쓴 수필이다.
삶의 멋과 맛은 어디서 피어오를까?
나는 고대 이스라엘 선지자 예레미야가 외친 ‘너의 묵은 땅을 갈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여기서 ‘묵은 땅’이란 잡초가 무성하여 황폐된 마음의 밭을 가리키며 ‘갈라’는 의미는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맑고 곱고 깨끗한 인품으로 교육해 가야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인간은 끊임없이 교육을 통해서 보다 나은 삶을 새롭게 일구고 가꾸어 나아간다.
이 길이 내가 추구하는 문학의 길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보다 나은 자아를 이룩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책을 읽고 사색해 가면서 내 인생을 조각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활하다보니 한 편 두 편 글을 쓰게 되었고 그 글들을 모아 또 한 권의 책을 펴내게 되었다.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주저(主著)인「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그의 막내아들 격으로 출간한 에세이집「인생의 예지를 위한 잠언」보다 30년 전에 출간 되었음에도 거의 팔리지 않아 그대로 사장될 뻔했다. 그런데도 그는 꾸준히 집필하여 원고료 없이 계속 출판하였으나 여전히 묵살 당한 채 팔리지 않았다 한다.
이렇게 독자로부터 오랫동안 외면당했는데도 불구하고 불굴의 정신으로 「인생의 예지를 위한 잠언」을 펴냈다. 이 에세이집이 나오자 큰 반응을 일으켜 세상 사람들은 쇼펜하우어에게 쏠리게 되었는데 그로인해「의지의 표상으로서의 세계」인 그의 ‘주저’가 찬란히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미 나이가 63세로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서야 행복의 여신이 그에게 미소를 준 것이다.
이번 펴낸 내 수필집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다할지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내게 주어진 삶을 정성스럽게 손질하여 일구어낸 새 땅에 알곡을 파종했기 때문이다. 소수의 독자일지라도 이에 공감하여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수확했으면 참 좋겠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교정을 도와준 김봄이 며느리와 이정희 장로님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한국디지털도서관 관장님께도 고마운 마음을 드린다.
1부 그리움의 밀어(密語)
녹차를 마시며……
곶감……
눈 내리는 밤에……
신선한 봄날의 아침……
찬연한 5월의 자연……
망각은 곧 축복……
봄에 피는 마음……
불현듯 떠오르는 마음……
차창을 바라보며……
그리움의 밀어(密語)……
2부 칼 가는 목사
칼 가는 목사……
6월이 오면……
감사한 마음으로……
사랑……
그리움이 강물처럼……
우정……
행복했던 그 시절……
포용……
삶과 죽음의 신비……
가을의 정취……
수필문학과 나와의 정분……
3부 거룩한 어머니 상
고마운 사람들……
사명감의 값진 삶……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
마음의 수련……
영광의 죽음……
긴 터널을 통과하며……
절망을 딛고 꿈을 펴는 인생……
거룩한 어머니의 상……
목련꽃을 바라보며……
시민의 강물을 바라보며……
교회 50년사를 마치고……
4부 봄날의 유혹
영롱한 그 눈빛……
일본 쓰나미 재앙이 있던 날……
가로수 밑을 걸으면서……
막내며느리에게……
고교에 입학한 진군에게……
가정교육이 잘 이루어져야 사회에 사랑이 넘쳐……
파란 창공을 바라보며……
운명의 시간들……
봄날의 유혹……
연보라색 팔지……
부부상……
5부 향취 나는 노년의 삶
신비로운 기도의 영력(靈力)……
향취 나는 노년의 삶……
기도……
죽음을 생각하며……
자살과 생명의 의미……
이젠 천국에서 편히 쉬소서……
유혹……
어머니의 교훈……
상념(想念)……
환희의 삶을 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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