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
내가 행복해야 그대가 행복하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한 뿌리다. 나와 이웃은 한 뿌리의 이파리들이다. 한 이파리가 불행하면 다른 이파리도 불행하게 된다. 이것이 내가 행복해야 할 이유이다. 내 삶이 행복해야 더불어 이웃의 삶도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남도산중으로 훌쩍 떠난 지 16년째. 소설가 정찬주가 고립을 자처해 외로움과 직면하고 자연과 소통하며 살아온 날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산중일기 속에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해 사색한다.
불교적 사유가 배어 있는 글쓰기로 오랜 기간 명상적 산문과 소설을 발표해온 정찬주는 1953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글을 쓰는 작가로 살아오던 그는 자연을 스승 삼아 진정한 '나'로 돌아가기 위해 저잣거리의 생활을 청산하고, 늘 마음속에 그리던 남도 산중에 집을 지어 들어앉았다. 샘터사에 근무한 십수 년 동안 법정스님의 책들을 십여 권 만들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도타운 사제지정을 맺었다. 스님은 작가를 재가제자로 받아들여 '세속에 있되 물들지 말라'는 뜻으로 무염(無染)이란 법명을 내렸다. 산중에 있는 듯 없는 듯 무지렁이 농부처럼 잊힌 듯 살면서 자연의 섭리를 좇아 살고자 하는 그의 바람은 솔바람으로 시비에 집착하는 귀를 씻어 불佛을 이룬다는 뜻의 '이불재(耳佛齋)'라는 집 이름에 담겨 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하늘의 도』『다불』『만행』『대 백제왕』『야반삼경에 촛불춤을 추어라』, 산문집 『암자로 가는 길』『자기를 속이지 말라』『선방 가는 길』『돈황 가는 길』『나를 찾는 붓다 기행』『정찬주의 다인기행』, 그리고 어른을 위한 동화 『눈부처』등이 있다. 1996년 행원문학상, 2010년 동국문학상을 받았다.
1부 내가 행복해야 그대가 행복하다
내가 행복해야 할 이유/ 후회/ 인과응보
갈대는 스스로 넘어지지 않는다/ 불쏘시개/ 아는 것이란 모르는 것
제2부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선지식이다
하얀 민들레꽃 같은 소녀―박완서 작가/ 초록빛 수도자―이해인 수녀님
나를 놓아버려라―송영방 화백/ 농부 황씨/
길 없는 길에서 영생을―최인호 선생님/ 그림자 없는 새―수불스님
제3부 나를 내려놓을 때와 나를 들여다볼 때
나를 죽여야 내가 산다/ 두 개의 죽비
내가 짓고 내가 받는 법칙/ 나는 누구인가
홍매 꽃망울/ 소유하지 말라/ 필 때와 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