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뚝 2.3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너무도 쓸쓸한 당신>의 작가, 박완서의 장편소설 『엄마의 말뚝 2ㆍ3』. 일제 말과 6.25 전쟁을 관통해 어머니의 투병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딸의 성장 과정에 따라 체험을 기억하는 방식 으로 진술한 것이 <엄마의 말뚝> 연작이다. 모두 세 편으로 이루어진 <엄마의 말뚝> 연작은 1편(1980)과 2편(1981)이 <문학사상>에 연재된 데 이어 1991년에 3편이 발표되었다. 작가는 이 연작을 통해 개풍박적골을 떠나 대처로 출분한 어머니가 결국 그 어느 곳에서도 자기 삶의 확고한 말뚝 을 갖지 못하고 죽어서야 비로소 딸과의 내밀한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된다는 특유의 통찰을 담아낸다. 이번 작품집은 엄마의 말뚝 2와 엄마의 말뚝 3, 그리고 황혼(1979)으로 구성되어 있다. 1979년 뿌리 깊은 나무 에 발표된 단편 소설 <황혼>은 중산층의 허위에 찬 생활 윤리를 풍자한 작품이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감정 대립을 통해 강남 아파트 단지로 상징되는 대도시 중산충의 물질적 풍요의 공허함과 윤리 의식의 붕괴 상태를 절묘하게 드러내고 있다.
저자 박완서는 1970년 《여성동아》장편소설 현상모집에 《나목(裸木)》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녀는, 《휘청거리는 오후》《도시의 흉년》《목마른 계절》《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미망》 등의 장편을 통하여 한국문학작가상, 이상(李箱)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怡山)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그녀의 작품세계는 크게 분단문제ㆍ여성문제ㆍ중산층 문제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가족사를 통해 분단의 비극과 그 속에서 성장한 뿌리 없는 중산층의 형성을 여성의 시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그 중 분단소설의 대표작으로 꼽히며, 세 편으로 구성된 단편연작이지만 각 작품은 독립된 완결성을 가지고 있다. 중심인물인 엄마를 통해 작가는 한 개인의 일생이 단순히 한 개인사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가족사ㆍ정치사ㆍ민족사 차원으로까지 복잡하게 얽혀서 전개되는지를 리얼한 묘사력으로 보여준다.
엄마의 말뚝 2 엄마의 말뚝 3 황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