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실루엣
―넌 내 여자야. 해일처럼 덮쳐오는 절정 속에서 그가 속삭이던 말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내 여자, 최강욱의 여자. 생각만 해도 온몸으로 짜릿한 전율이 감돌았다. 그런 상황이라면 어떤 말이든 할 수 있을 거라는 걸 알지만, 믿고 싶었다. 그의 손길 입술 숨결 숨 막히는 쾌감까지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였다. -이 남자를 원한다. 놓아주고 싶지 않다. 머릿속으로, 마른 심장으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강욱의 존재가 빠르게 스며들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얼굴이 벌게지고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다시 한 번 끝을 이야기하면 그땐 정말 통째로 삼켜버리겠어.” 이글거리는 눈동자 안에 그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은은 그의 거친 키스에 안도하는 자신을 느꼈다. 드러내놓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직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게, 그를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다는 게 너무 기뻤다. 이미 온몸으로 받아들여놓고서 상처 입을까 두려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이제 더는 하지 않을 테다. 목이 말랐다. 입술을 느리게 핥아 그의 체취를 혀끝에 담자 검고 깊은 눈동자에 뜨거운 불길이 일었다. 이 순간이 어느 날 한낱 먼지처럼 사라진다 해도 후회 따위 하지 않을 테다. 그를 원한다. 최강욱 당신을 원해. 이런 게 이런 감정이 사랑…… 이라는 걸까.
님사랑 출간작 <그 남자의 봄><검은실루엣><폭풍을 삼키다><무향의 반란><심장을 삼키다><그녀의 외출><아마추어 노실장><무향><당돌한 커플게임><하룻밤의 결혼식><노란 장미><그대를 탐함> 깨으른 여자들 romancemoon.com 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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