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왔으니 같이 가야지예 - 잃어버린 마을과 사람을 찾아서
진정 자유롭고 싶다면 이들처럼
핑계가 많다, 우리네 사는 형편. 우선은 먹고사는 일이 수선스럽고,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만 하는 일들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웰빙’이라는 낯선 외국어가 등장하면서부터 이놈의 것이 사람을 더 못살게 구는가도 싶다. 초단위로 바쁜 데 더해 잘 먹어야 하고 게다가 쉴 새 없이 운동까지 하란다. 첩첩산중이다.
어느 누가 원하지 않겠는가. 한 번쯤, 성냥갑 같은 아파트를 벗어나 문 열면 고추밭 상추밭 훤히 보이는 마당 너른 집에 살기를 바라지 않은 사람 누가 있겠는가 말이다. 그렇다고 텔레비전이나 잡지에 소개되는 사람들처럼 도시생활을 싹둑 잘라버리고 귀농을 감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렇듯 딱한 도시인들을 위해 생겨난 주말농장, 체험학습장, 산림욕장이 주말이면 80년대 동네목욕탕처럼 붐빈다. 주말에는 시골을, 평일에는 도시를 즐기는 다채로운 삶의 방식. 최근에는 두터운 결심을 안고 귀농을 감행하는 사람들을 더러 만나기도 한다. 그럴 때면 한편으로는 적이 부러운 눈빛을 보내면서도 속으로는 ‘그런 꿈은 수도꼭지 틀면 뜨뜻한 물 나올 때나 곁들이는 양념이지’라고 중얼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앞에 놓여진 일상은 수많은 처세술 책들이 강요하듯, 간편하고 합리적으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에는 무언가 많이 모자라고 허허롭다.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걸까,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는 없을까’라고 단 한번이라도 자문해보았다면 지금 당신의 삶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머리말_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리움이 머무는 옛길
모진 길, 질긴 그리움_비행기재
마음만 가깝다면 삼십 리도 한 치_한치령
통한일랑 가슴에 묻고_너릿재
꿈길 속으로 단풍지다_새이령
우리도 그만 돌아가야 하는 걸까_의암호 길·석파령
가장 추운 계절에 밝아오는 새해_고치령
고운 시간이 흐르는 곳_송토골 옛길
이어져 있는 것이 어찌 길뿐이랴_한티재
수십 고개 주름마다 고인 따사로움_죽령
꿈을 내려놓는 순간, 봄날은 간다_문경새재
낙엽 이불 덮고 푸근한 무임승차_대관령
사랑이 꽃피는 마을
깊은 산 속 사랑샘_북동마을
시계를 버리고 나에게 오라_대이작도
사랑의 낫으로 슬픔을 베어내고_유치마을
조막손 위의 하얀 나비_고포마을
할 때마다 늘 처음_한밭들마을
하얀 눈 속에 숨은 오래된 미래_금곡마을
사는 건 거기서 거기인 벱이여_석성마을
호수 안에 묻은 마을의 절반_재오개마을
벼랑 끝에 걸린 낙원_가천마을
느리게, 사랑만은 빠르게_정자리
추억이 숨쉬는 장터
길을 잃고 웃는 까닭_모란민속오일장
나눠먹는 꿀맛_영천오일장
짭잘한 것들의 달콤한 유혹_곰소 젓갈시장·어시장
물물교환 마음교환_구례오일장
흥정 속의 인삼, 가난 속의 인심_금산오일장
질펀하게,질박하게,질기도록 그렇게_단오제난장
평화는 기다림의 속성_옥천우시장·오일장
희망이 익는 포구_구룡포오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