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
어떤 시인이 큰 시인을 친견하고 하룻밤 묵으며 가르침을 받기를 청했습니다.
“상(相)이 있는 사람은 여기서 잘 수 없다.”
“저는 등단했고 시집도 몇 권 냈기에 상이랄 게 없습니다.”
그러자 큰 시인은 씩 웃으며 불렀습니다.
“시인님.”
“예.”
“등단한 지 몇 년이 되었는고?”
큰 시인은 또 물었습니다.
“자네, 시는 열심히 쓰고 있는가?”
“네, 등단한 이래로 지금까지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가?”
“아직 그게 없어 속 상합니다.”
“그것이 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자네는 여기서 잘 수 없다.”- pp.178-179 -시를 지망하는 K부인에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