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만남
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법이다. 아무도 걷지 않은 길 위에 또렷이 새겨진 흔적처럼.
그는 어느 날 갑자기 화사한 봄날 피어오르는 무수한 생명체를 목격한 것 같은 경이감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최초로 내 가슴 속을 서성이며 거닐었다. 어린 나를 들뜨게 했으며, 꿈꾸게 만든 사람. 내가 학교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의지를 불어 넣어준 사람.
일본에서 태어나 몇 년 살다가 한국에 돌아온 나는 도저히 학교 생활에 적응이 안되었다. 그러다 보니 왜 그리도 학교에 가기 싫었던지. 처음에는 문화적인 이질감과 매끄럽지 못한 발음 때문에 쉽게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도 못했고, 늘 봉변을 당하기 일쑤였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국어책을 읽으라고 하면 여간 고역스러운 게 아니었다. 발음이 제대로 안되다 보니 자연히 어눌해질 수밖에 없었고, 애써 읽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목소리는 기어들어갔다.
시인 현주하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제주 서귀포에서 자랐다. 1991년 『문학과 지역』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제주 문학회 회원이기도 한 시인은「서귀포 문학」동인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한국여성문학회」회원이며,「한국문예논술아카데미」원장으로 재임 중이다. 저서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에는』, 『절에서 만난 사람들』 등이 있다.
초대장
1. 슬픈 사랑의 시
2. 스쳐간 삶의 기억들
3. 아름다운 만남
연화사와의 인연
4. 사랑하는 벗들이여
5. 우리가 잊고 있는 것들
바다
나의 불치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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