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

저자
앨리스 먼로
출판사
웅진문학에디션뿔
출판일
2014-01-23
등록일
2014-02-28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979 Bytes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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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먼지 쌓인 가족 앨범을 펼칠 때처럼, 젊은 시절 엄마의 사진을 꺼내 볼 때처럼



먼로는 짧은 단편 속에서 오랜 세월 함께했지만 소통이 불가능한 결혼 생활, 우연한 인연이 남기는 상처를 뒤돌아보는 흐릿한 기쁨들, 기억과 현실을 오가는 여성의 섬세한 자의식과 내면의 풍경을 담담하지만 강렬한 문체로 풀어쓰고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들이 안정된 삶의 나른한 감상을 토로하는 한가로운 이야기들인 것은 아니다. 앨리스 먼로는 도시와 지방, 욕망과 규칙, 현실과 이상, 도덕과 자유 사이의 간극에서 갈등하는 화자를 통해 지역별 격차와 종교적 갈등, 보수적인 가부장제의 문제를 문학적인 형상으로 빚어낸다. 한적한 온타리오의 시골 마을들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첨예한 현실의 문제들을 짧은 단편 속에 녹여내는 재능은 마거릿 애트우드와 함께 자주 거론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러한 보수적인 구속과 억압적인 환경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자의식 강하고 독립심 강한 여성들 이외에도, 속박 자체로부터 자유로운, 자신의 욕구와 쾌락을 따르는 여성들 또한 먼로가 섬세하게 탐구하는 캐릭터들이다.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에서 무한한 베풂의 존재인 조해너, 「어머니의 가구」에서 욕망을 좇는 앨프리다, 「퀴니」에서 가부장적인 구속들을 명쾌하게 배반하는 퀴니, 「기억」에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온건하게 지켜내는 뮤리얼, 「포스트앤드빔」에서 모든 타인을 껴안으며 화자의 독립적인 자의식을 비웃는 듯한 폴리가 바로 이러한 존재들이다. 어쩌면 삶과 예술이 본래부터 하나인, 욕망 그 자체인 존재들. 먼로 소설 속 화자들은 그런 존재들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도 그러한 존재를 동경한다.
암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젊은 여자, 루게릭병을 앓는 남편, 알츠하이머병에 접어든 아내 등 제각각 보이지 않는 상처를 지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바로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에 담겨 있다. 그 누구의 삶도 조롱하지 않는 이 한없이 따듯한 시선은 진정한 스토리텔러만이 지닐 수 있는 것이다. 누구도 타인의 삶에 대해 단언할 수 없다고, 그대들의 삶이 곧 도덕이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앨리스 먼로는 자신이 창조해 낸 등장인물들에 대해 극히 조심스럽다. 문학이라는 형상으로 그들의 삶을 해치지 않으려는 듯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근본적으로 등장인물들에게 한없이 겸손한 작가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바로 그의 단편소설들이 감동을 주는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앨리스 먼로의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아무도 나의 삶을, 나의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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