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길을 걸으면 많은 사람을 만난다
새벽예불을 마치고 산책을 나서면 살아가는 것이 고맙다는 생각 때문에 늘 부처님과 주위의 인연들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길에서 만나는 풀잎들, 나무들, 거기에 맺힌 이슬들, 그것을 털며 튀어오르는 벌레들, 뭇새들이 내 발 아래로 혹은 이마 위로 삶의 확신의 기호로 펄럭이는 환상에 젖게 합니다.
햇살이 떠오르며 마을을 비추는 눈이 부시게 환한 풍경과 마주할 때면, 그 햇살이 마치 불보살님의 은혜처럼 느껴져 마음까지 밝아집니다.
내가 머물고 있는 숲의 나무들, 그 아득한 인연을 생각합니다.
숲과 나무가 그런 것처럼, 하늘과 바람이 그런 것처럼, 물과 불의 조화가 그런 것처럼, 자타불이自他不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속에서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뜨거운 마음을 느낍니다.
모두들 고맙습니다.
1950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났습니다. 법호는 고선(古禪)입니다. 1969년 법주사에서 혜정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1975년 법주사에서 석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옥천사 주지(전북 정읍), 대전교도소 종교위원, 대한불교조계종 인각사(경북 군위), 대성사, 정방사에서 주지소임을 맡았습니다. 2001년 7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일연학연구원 원장으로 일연선사의 삼국유사에 대한 연구와 그 위대함을 알리고 민족문화와 한국사상의 전파에 힘을 쏟았습니다. 지금은 (사)파라미타 청소년 연합회 상임이사와 대한불교조계종 가섭사주지, 그리고 <삼국유사 연구원> 원장의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저자소개
책을 내면서
1부: 소박한 적멸
2부: 젊은 날의 초상
3부: 아인슈타인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