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그런마음 - 김성구 산문집
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독보적 아저씨 캐릭터!
몹시 호기심 많고, 엉뚱하고, 신선할 만큼 솔직한 50대가
긴 세월 꾸준하게 써온 ‘좋은 마음 탐구기(記)’
*1970년 4월 창간한 《샘터》는 지난 48년간 단 한 권의 결호 없이 579권(2018년 5월호 기준)을 발행해온 국내 최장수 교양지이다. 발행인 김성구는 《샘터》를 통해 피천득, 정채봉, 최인호, 장영희 등 걸출한 작가와 교류했으며,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등 종교계 필진과도 친분을 나눴다.
■ 007을 꿈꾸던 남자, 첩보전 대신 좋은 마음에 몰두하다!
저자는 어린 시절, 007 제임스 본드가 되는 별스러운 꿈을 가지고 있었다. 사막이나 북극에 혼자 떨어져도 살아날 수 있는 만능인이 돼야 한다는 꽤 구체적인 목표로 합기도, 패러글라이딩, 스킨스쿠버, 테니스, 마라톤 등 다양한 운동을 섭렵했다. 물론 직업적으로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신 잡지 발행인이 되어 첩보전을 펼치듯 치열하게 ‘무엇’을 찾는 데 몰두한다. 행복, 정직, 자연, 동심처럼 소중하지만 늘 잊고 사는 가치이다. 이러한 가치를 담은 저자의 글들은 일상 속 크고 작게 마음이 동요하는 곤란한 순간에 평상심과 희망을 찾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다독임이 된다. 긴 시간 저자가 써내려간 글에는 행복과 순수, 배움과 용기, 감탄과 깨달음 등 다양한 마음이 들어 있다. 때론 모자라고 서툰 마음, 시기하고 미워하는 마음, 부끄러운 마음, 막막하거나 엉뚱한 마음도 보인다. 저자가 켜켜이 쌓아온 마음, 이를 대하는 자세는 누구나 겪을 서툰 마음에 “좋아요, 그런 마음”이라는 긍정의 응원이 된다.
저마다 타고난 재주도 다르고 모양새도 다른 사람들이 한평생 살아가는 모습은 분명 다 다릅니다. 그 많은 사람 중 과연 누구를 평범한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요? (…) 걷고 듣고 보고 숨을 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이 순간, 그 자체가 완벽한 행복이 아닐까요. 평범이란 결국 어떤 조건이 아니라, 우리가 자꾸만 잊고 살게 되는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은 아닐까요. (p.22~24 당신은 평범한 사람인가요?)
병아리 눈빛들이 일제히 저를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 덥수룩하게 수염이 난 걸 보면 할아버지 같기도 한데, 자세히 보면 잠시 후에 볼 아동극의 주인공 같기도 하고…. 호기심을 참지 못한 어느 장난꾸러기는 제 수염을 당겨보기까지 합니다. (…) 지친 몸을 추스르고 일상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은 거창하고 요란한 자극이 아닙니다. 생기 넘치는 아이들, 호기심이 가득 찬 아이들의 눈망울을 바라보는, 아주 ‘사소한 기쁨’에서 온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p.108~111 삶이 찌뿌드드한가요?)
■ 엉뚱하고 잔정 많은 김 사장의 ‘단짠’ 라이프
‘그동안 내가 너무 무심했지!’ 모퉁이를 싹 도는데 그 나무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주변의 다른 친구들은 모두 봄꽃을 피웠는데 그 나무만 유독 꽃봉오리를 하나도 열지 않은 채 있는 게 아닙니까. 전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습니다. “고맙다. 고마워. 기다려줘서. 늦게 와서 미안해!” 나무를 꼬옥 껴안았습니다. 다음 날 (…) 정말 그 나무는 기적처럼 나를 위해 황홀하게도 모든 꽃잎의 문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p.73 이번엔 절대 늦지 않을게)
50대인 저자가 꼬옥 껴안은 것은 북한산 중턱에 있는 한 산벚나무다. 어느 해 봄, 저자는 자주 찾는 산벚나무에게 첫 꽃을 보고 싶다는 부탁을 해놓고는 제때 가는 걸 깜빡한다. 지천에 꽃이 만발한 늦봄이 돼서야 산을 찾은 저자는 그때까지 꽃을 피우지 못한 산벚나무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여긴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엉뚱하지만 따뜻한 감수성으로 세상 모든 것을 살펴본다. 20년 동안 탄 자동차에게 눈치가 보여 렌터카 탈 생각을 접는가 하면, 프란체스코 교황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며 반드시 저렇게 늙고 싶다는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김 사장 인생에 웃을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믿었던 지인들에게 배신을 겪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까지 져버리지 않고, 삶을 등지려는 친구에게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좋은 옷을 버리면 안 되지 않느냐고 위로하는 모습에서는 삶의 애환과 먹먹한 인간애가 묻어난다. 그의 이야기는 독자를 웃기고, 울리며 ‘단짠’의 면모를 오간다.
■ 피천득, 최인호, 장영희, 법정스님까지… 그리운 얼굴을 만나다
한국 수필의 자존심 ‘피천득’,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희망의 삶을 증명한 영문학자 ‘장영희’,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천한 ‘법정 스님’. 《좋아요, 그런 마음》에서는 이제는 고인이 되었지만 샘터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베스트셀러 작가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저자와의 특별한 일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분들의 울림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2018년 4월로 창간 48주년(1970년 4월 창간)을 맞은《샘터》에 추억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더욱더 뜻 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선생님은 아주 감동이 많으셨습니다. “아! 이 모란 봐라. 예쁘지!”, “저 애기들 봐. 와! 눈이 참 맑지.” 2002년 월드컵 때 붉은 악마 티셔츠를 양복 안에 입고 외치시던 “대~한 민국” 그리고 천진스레 웃으시는 어린애 같은 모습…. (…) 그저 선생님 특유의 감탄사 정도로 여겼지요. (…) 영문학자이며 한국 최고의 수필가이신 선생님께선 저에게 영어를, 글 쓰는 비법을 한 번도 가르쳐주신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 자신의 삶을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하고 스스로 그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신 분은 금아 피천득 선생님뿐입니다. (p.83 참으로 전 행복한 놈입니다)
6년간 고생하며 최종 마무리한 박사 논문을 넣어둔 가방을 송두리째 도둑맞았던 장영희 교수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꼬박 사흘 밤낮을 기숙사 방에 틀어박혀 절망, 포기, 자살만을 생각했던 그녀는, 다시 벌떡 일어나 1년 후엔 훨씬 훌륭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아냈습니다. 더구나 ‘내게 생명을 준 부모님뿐 아니라 내 논문 원고를 훔쳐 가서 내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 다시 시작하는 법을 가르쳐준 도둑에게 감사합니다’라는 논문 헌사까지 쓰는 인생 역전을 이루어냈지요. (p.138 도둑에게 감사합니다)
에세이스트(라고 쓰지 말라는 저자의 부탁이 있었지만). 월간 《샘터》 발행인. 1960년생. 어쩌면 한국에서 가장 젊은 아저씨. 1995년부터 《샘터》 발행인 칼럼을 통해 매달 수만 독자를 만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클라크대학교(Clark university), 미주리대학교(University of Missouri) 신문대학원을 졸업, 1988년부터 신문기자로 일했다.
저자 소개
들어가며_ 마음으로 하는 등배지기
Part 1
인생은 마라톤이라는데 한번 뛰어봐?
좋은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왜 답하지 못할까
당신은 평범한 사람인가요?
미리 걱정하고 불안해하지 않는다면
멋진 주례사를 쓴답시고
당신의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세상의 바람과 싸우려 하지 마
그저 씨앗 하나를 잘 심고 가꾸면
허락 없이 그냥 앉아보는 것이지요
모두 다 버려도 너 자신만은
절대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거든
이 순간의 정직한 나
희망이 왔습니다
세상살이 퍽퍽할 땐 산으로
사막에서 얻은 선물
믿지 않고 어떻게 일을 해나갈 수 있겠니?
그저 제일 좋았던 것 같아
짧게 말하고 ‘잘 듣자’
있어줘서 고마워요
Part 2
이 구역의 수호천사
최선을 다한다는 게 뭡니까
이번엔 절대 늦지 않을게
대충 포기하며 사는 거야
모두에겐 보이지 않는 생명줄이
자연을 꽉 껴안아보시기 바랍니다
참으로 전 행복한 놈입니다
5월은 어른의 날
넘어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힘을 모아
내려야 합니다, 내려야 합니다
발자국은 나 자신보다 정직합니다
한 가지씩 열등감이 없는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자연과 멀어지면 병원과 가까워집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좋은 옷을 버려선 안 되듯
그때 그 시절의 천국
하지 말라고 하지 마라
인생에 하찮은 경험이 어디 있겠어요
삶이 찌뿌드드한가요?
온 정신을 쏟아서 잘
자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황금 물고기를 찾고 있나요?
Part 3
정과 추억이 듬뿍듬뿍 든
인생 뭐 있나, 즐겁게 사는 거지
나부터 잘하자
나 참 욕심이 많지?
남다른 특별 대접
빨리빨리 천천히
도둑에게 감사합니다
새로운 책을 만나는 기분
007이 되고 싶었습니다
160세가 넘는 인생
지구가 도대체 왜 이러지?
벌레와 같은 혜안을 주시옵소서
내 등짝 한번 밀어주라
여태껏 그런 해는 본 적이 없었어요
내려다보고 살아라
사는 게 뭐 그리 대단하다고
제 몸도 제 것이 아닌데 어찌
그저 좋은 말이 아니었구나!
이렇게 먹고살아선 안 되지 않을까
Part 4
나는 지금 잘 늙고 있는가
새해가 됐으니 결심을 해볼까?
인생에는 리셋 기능이 없다는 사실
유유히 흐르는 강과 같은
주름진 마음에 다림질을
무엇인가 없는 것이 좋을 때
간절히 바랄 수 있다는 것
엄살떨지 말고 주워라
분명 전과 달라지는 것이 있습니다
좋은 사람, 나쁜 놈
또 가고 싶니?
흐림, 비, 태풍, 맑음 모두 빠짐없이
있을 때 잘하라는 말
이 정도 소유쯤이야
나도 저렇게 벗어야지
깔끔하게 죽자
사람에게는 두 가지 큰 죄가 있다
이 편지를 읽고 있는 당신이 행복하길
산다는 것은 평생 배우는 것이다
틀림없이 끝이 있다는 것
맺음말을 대신하며_ 일단 가볍게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