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선물 - 다산 정약용의 1분 수업
유배지의 고난 속에서 핀 꽃은 더욱 아름답다
우리는 위대한 사람의 글을 처음 대하는 순간에는 기대와 설렘과 함께 두려움이 앞선다. 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다산 정약용도 그렇다. 조선시대를 살면서 깨끗한 마음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반상의 구분이 당연하던 시대에 평등을 말한 정약용은 실사구시를 생각하고 실현하고자 노력했던 분이었다.
그분의 편지·시·산문을 읽어 나가다 보면 학술적인 글에 대한 부담감도 조금씩 줄어들게 되면서 실사구시에 대한 사상이 쉽게 다가온다.
정약용은 반상의 구분이 당연하던 조선시대에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를 보며 문제의식을 느끼고, 서구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상을 받아들여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했다.
1792년에는 거중기를 개발하여 서양식 축성법을 기초로 축조 중이었던 수원화성 완성하는데 기여하였다. 그래서 다산은 단순한 유학자를 넘어 기계공학자로도 능력을 발휘하여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정에서 배척당하고 유배로 쫓겨나 소외된 채 18년을 살아야 했던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후학들을 기르고 자신의 사상을 집약하여 책으로 남기는 일이었다.
그런 정약용의 사상은 당대에 가히 파격적인 것이었으니 신유박해가 아니었어도 조정의 암투에서 살아나지 못했을 것이다.
정약용이 500여 권의 저서를 완성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사상은 방대하고 쉽지만은 않다. 그리하여 모두가 다산 정약용을 알고는 있지만 그의 저서를 제대로 보거나 읽은 사람은 흔하지가 않다. 그래서 여기 그의 삶을 많은 사람들이 좀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다산의 사상과 일생의 핵심이 되는 말들을 뽑아 짤막하게 구성한 책을 마련하였다.
어록을 발췌하여 정리하면서 그의 삶과 사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글들을 선정하고자 노력하였다.
정약용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그가 추구한 세상은 무엇이었는지, 그의 바람은 오늘날도 유효한 것인지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답을 구해 보았으면 한다. 또한 나를 다스리고 지키는 삶의 지혜가 가득 담긴 이 책은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간결한 언어로 펼쳐 놓았다.
선생의 자(字)는 미용(美鏞) 또는 송보(頌甫)요, 약용(若鏞)은 그의 이름이고, 다산(茶山)은 호며, 본관은 나주(羅州)다. 1762년(영조 38) 6월에 경기도 광주(廣州) 초부면(草阜面) 마현(馬峴)에서 태어나, 1836년(헌종 2)에 그곳에서 별세했으니 향년 75세였다.
1783년(정조 7) 회시(會試)에 합격하여 진사가 되었고, 1789년에는 식년 문과(式年文科)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가주서(假注書)에 임명되었으며, 이듬해에는 검열(檢閱)이 되어 규장각에 출입하면서 진귀한 서적을 마음껏 볼 수 있게 되어 그의 학문을 더욱 넓힐 수 있었다. 1795년(정조 19)에는 서학(西學)에 관련이 있다는 혐의로 금정찰방(金井察訪)으로 좌천되었으나, 그해 12월에 다시 중앙으로 들어와 병조참지(兵曹參知), 우부승지, 좌부승지를 역임했다. 1797년에 다시 들어와 형조참의로 승진했다.
그러나 1801년, 즉 순조 원년에 소위 신유교난(辛酉敎難)이라는 천주교도에 대한 대박해가 일어났다. 다산의 두 형 약전(若銓)ㆍ약종(若鍾)이 함께 체포되었는데, 셋째 형 약종은 참형(斬刑)에 처해지고 둘째 형 약전과 다산은 유배되었다. 둘째 형 약전은 전남 강진(康津)으로 유배되었다가 흑산도로 옮겨졌으며, 다산은 경상도 장기(長耆)로 유배되었다가 뒤에 강진으로 옮겨졌다.
다산은 강진에서 1801년부터 1818년까지 18년이란 긴 세월을 귀양살게 되었는데, 거기에 있는 윤박(尹博)의 정자인 다산초당(茶山草堂)에서 책을 쓰고 제생(諸生)을 가르쳐 즐거움을 삼았다. 그의 호 다산(茶山)은 여기서 지어진 것이며 그의 많은 저서들도 대부분 이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기간은 그에게 있어서 실로 불행한 시기였으나, 그로 하여금 불후의 업적을 남기게 한 소중한 기간이기도 했다.
•작가소개
•머리말-유배지의 고난 속에서 핀 꽃은 더욱 아름답다
•1부 나를 다스려 바로 세우다
•2부 가족을 그리며 눈물 짓다
•3부 고난을 승화시키다
•4부 학문하는 보람, 시 짓는 즐거움
•5부 경제의 합리적 운용
•6부 백성이 주인인 사회를 꿈꾸다
•다산 정약용의 생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