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자유
모든 자유가 박탈된 감옥 안에서
한 인간의 존엄을 지켜준 것은 독서와 사색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넬슨 만델라와 함께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며 26년간 교도소에서 복역했던 아흐메드 카스라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정신적 자유를 향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이 책은 바로, 아흐메드 카스라다가 로벤 섬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통해 발견한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아름다운 사진과 글로 담아낸 감동적인 에세이다.
감옥에 수감된 정치범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폭력적인 환경 속에 내몰린 채, 가장 기본적인 자유마저 박탈당한 채 살아간다. 그러나 아흐메드 카스라다는 이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것들을 얻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감옥 안에서 몰래 수집한 책과 글귀들, 비밀리에 반출했던 만델라의 자서전 원고, 채석장에서 바라본 무지개, 스무 해 만에 처음 아이를 안아본 경험, 직접 가꾸는 텃밭…. 이 안에서 우리는 자유와 존엄성을 박탈당한 한 인간에게 사소한 일상적 자유가 얼마나 큰 의미이며 기쁨인지 깨닫게 한다.
이 책은 아흐메드 카스라다의 가장 힘들었던 18년의 삶 그 자체에 주목한다. 투쟁과 혁명이라는 거대 담론의 이면에서 한 개인이 고난과 역경을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 권력에 기생해 자유를 구걸하지 않고 자신의 존엄을 어떻게 지켜냈는지 보여 준다. 최소한의 자유조차 사치로 느껴지는 삶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 우리의 삶을 비추어 본다면, 비로소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가치 하나를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