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위한 팩트체크 안내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다시피 하는 가운데 허위 정보, 이른바 ‘가짜 뉴스’도 바이러스에 묻어 함께 창궐하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의 위력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가짜 뉴스로 엄청난 희생을 치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가령 1923년 일본의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에 대한 허위 정보가 퍼지면서 수많은 조선인이 목숨을 잃었고, 해방 직후인 1945년엔 동아일보가 모스크바 3상회의 결과를 ‘미국?=?반탁, 소련?=?찬탁’이라고 잘못 보도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극심한 반목으로 몰고 갔습니다. 최근에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등의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는 ‘불안’을 먹고 산다고 합니다. 사회가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면 가짜 뉴스는 춤을 추며 날뜁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가짜 뉴스는 바이러스보다 빨리 퍼졌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가짜 뉴스, 허위 정보의 창궐, 인포데믹(infodemic, 정보 전염병)의 위기는 어떻게 막아내야 할까요?
시민들은 무엇보다 넘쳐나는 정보와 뉴스 속에서 허위 정보, 가짜 뉴스를 가려내고, 유용하고 정확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왜곡된 정보와 불필요한 공포 조장, 가짜 정보를 막는 수단은 제대로 된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간단히 말해 각종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해독 능력입니다. 즉 미디어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별하여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인포데믹 상황에서 ‘백신’과도 같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인포데믹의 백신이라면, 팩트체크는 ‘치료약’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보다 빨리 퍼지는 가짜 뉴스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언론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네트워크를 이뤄 팩트체크를 통해 허위 정보들을 골라내고, 확인된 ‘사실 정보들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속에서 방송기자연합회가 주최, 주관하는 팩트체크 공모전이 올해로 세 번째를 맞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팩트체크’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공모전에 앞서 저희 연합회는 대회에 참가하는 시민과 학생, 교사들을 위한 팩트체크 안내서를 만들었습니다. 이 책자에는 언론 현장에서 팩트체크와 관련하여 오랜 경험과 지식을 갖춘 현직 기자들과 구글뉴스랩 티칭 펠로우 한 분이 참여하여 팩트체크의 ABC와 노하우를 정리하였습니다.
안내서는 팩트체크의 정의에서부터 역사, 가짜 뉴스의 사례와 유형, 그리고 팩트체크의 실제 과정과 원칙, 대표 사례, 유용한 툴과 팁, 입법 과제까지 가능하면 팩트체크와 관련한 모든 것을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고등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학생들을 이끄는 선생님들에겐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안내서를 위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 글을 써주신 필자 분들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무쪼록 이 안내서가 시민, 학생, 교사는 물론 현장에서 가짜 뉴스와 싸우는 일선 기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0년 5월
방송기자연합회장 성재호
저자 : 임주현
기자/KBS 팩트체크K팀
저자 : 한동오
기자/YTN 이슈팀
저자 : 송영훈
기자/뉴스톱
저자 : 구본권
선임기자/한겨레신문
저자 : 정재철
기자/내일신문 외교통일팀
금준경 기자/미디어오늘
이성규 구글 뉴스랩 티칭 펠로우
프롤로그
제1장 팩트체크란 무엇인가 ? 구본권
- 코로나19와 인포데믹
- 가짜가 넘치는 세상, 팩트체크가 필요해
- 가짜 뉴스에 속지 않으려면
제2장 해외 팩트체커들은 어떻게 하나 ? 정재철
- 팩트체크의 기원
- 팩트체크계의 조상 ‘스놉스’
- 미국의 3대 팩트체커 등장
- 전 세계로 퍼진 팩트체크
- 팩트체커들이 알려 주는 노하우
제3장 ‘가짜 뉴스’ 검증 유형별 실전 사례 ? 임주현
- 백마디 말보다 강력한 한 장의 ‘가짜 사진’
- 효과가 배가 되는 유명인, 권위자의 사칭
- 허위 정보의 자양분이 된 부정확한 언론 보도
- 스스럼없는 악의적 왜곡, 대놓고 거짓말까지
- 이성 이기는 감성 … 단순 혐오·공포 자극 사례
- 맹신은 금물! 왜곡된 사실 이용하는 상업성
- 의도성 없는 잘못된 정보
제4장 팩트체크의 실제 ? 송영훈
- 어떤 것들을 검증할 수 있을까? : 팩트체크 아이템 선정
- 팩트체크 유형과 방법 : 검증
- 팩트체크 기사 작성은 ‘쉽게 전해 주는 맥락 저널리즘’
- 4~6단계로 구분되는 판정, 크로스체크 필수
- 구글이 제안하는 작성된 기사 체크리스트
제5장 팩트체크 사례 분석 ? 한동오
- 정치
- 사회
- 생활
- 코로나19
- 아리송한(?) 팩트체크
제6장 팩트체커를 위한 검증 툴 ? 이성규
- 검증을 위한 기본적인 도구들
- 이미지 조작 검증을 위한 도구들
- 영상 조작 검증을 위한 도구들
- 조작 콘텐츠를 식별하는 자동화 도구들
- 팩트체크 기사의 유통을 돕는 클레임리뷰와 팩트체크 익스플로러
제7장 가짜 뉴스 때려잡으면 사라질까 ? 금준경
- 가짜 뉴스 규제에 찬성하십니까?
- 어떤 가짜 뉴스를 규제할까
- 한국은 이미 ‘가짜 뉴스 규제’ 강국
- 사업자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 규제 한계 뚜렷, 시민의 노력은?
부록 집필진이 드리는 팩트체크 T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