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글쓰기
“여행작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공식 등용문도, 화려한 스펙도 필요 없다. 지치지 않는 체력과 마음만 있다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책을 쓰고 돈도 번다. 쉽게 생각하면 여행작가는 꿈의 직업이다. 한편 등단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여행 책을 내고 여행작가로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나도 여행작가가 될 수 있을까?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일은 가능할까?
앙코르와트 여행 필독서로 꼽히는 《앙코르와트 내비게이션》, 짧은 휴가를 이용해 떠날 수 있는 가장 최적화된 여행지를 소개한 《금토일 해외여행》의 작가, 정숙영이 《여행자의 글쓰기》로 돌아왔다.
10년 차 여행작가인 정숙영은 “여행작가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의 메일을 수없이 받으며 상담해온 내용과 여행작가의 여행 노하우를 《여행자의 글쓰기》에 오롯이 담았다. 여행작가란 무엇인지, 여행작가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필요한 스펙은 무엇이 있는지, 여행 비용을 어디서 마련하는지, 글은 어떻게 써야 할지,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와 연락하는 방법 등 모두가 궁금해하는 ‘여행작가’의 세계와 베테랑 여행자로서 여행 짐 싸는 법부터 항공편과 숙소 예약, 소소한 여행 팁까지 솔직하고도 세세하게 공개한다.
여행작가를 꿈꾸는 당신에게 애정과 용기, 그리고 확신을 줄 단 한 권의 책
2002년, 스물여덟 살 작가는 첫 여행을 떠났다. 한 달 남짓의 유럽 여행이었다. 첫 여행이란 으레 그렇듯이 “벌금 물고, 예약 꼬이고, 도둑맞고, 폐 끼치고, 진짜 가지가지 하다” 온 여행이었다. 그런데, 그 여행에서 작가는 꿈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이 엉망진창 예측불허 사고뭉치 여행 내내, 몹시도 행복했다. 내가 태어나지도 자라지도 않은 땅에서 피어오르는 전혀 새로운 공기가 너무도 반가웠다. 모든 생소한 것들이 두려움이 아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정말이지 이렇게 낯설고 재밌는 건 난생처음이었다. 지금까지 해본 그 어떤 것보다 재미있었다. 평생 이 짓만 하고 살 수 있다면 바랄 게 없을 것 같았다. 왠지 나는 여행자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 나는 여행자로 살고 싶었다. 막연히 ‘그러고 싶다’가 아닌, 평생 가져갈 꿈을 찾은 것이었다. _14쪽
작가는 ‘여행’이라는 꿈을 향해 달렸다. 여행사 직원, 로맨스 소설 작가, 여행웹진 기자를 거쳐 드디어 첫 책을 출간했다. 처음이라 모든 것이 미숙했고 직접 찍은 사진이 전문 포토그래퍼의 사진으로 대체되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초보 여행자의 ‘눈높이’를 잊지 않아야 한다는 소중한 경험은 작가에게 초심이 되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책을 꾸준히 출간하면서 외부 기고, 강의, 방송 등에서 활동을 한다.
정숙영 작가는 여행작가가 자신에게 천직 내지는 운명일 수밖에 없음을 시종일관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그렇다면 여행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10년 동안 14권의 책을 펴낸 경험을 바탕으로 정숙영 작가는 명쾌하게 말한다. 학력과 학벌 따위는 필요 없다. 그러나 감각과 체력은 젊어야 한다. 능률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영어 구사 능력을 장착하는 것이 편하고(없어도 포기하지는 말 것), 제2외국어는 가능하면 좋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니 잡학다식은 평소에 분야를 가리지 않는 다독으로 쌓아 놓을 것. 문장력은 기본 중의 기본으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끝까지 써내는 근성까지 같이 겸비해야 하며, 사진을 비롯한 시각적 재능은 필수 요소다. 여행작가는 프리랜서로 생활을 하다 보니 경제력과 경제관념은 투철해야 하고, 각종 장비를 들고 여행의 순간순간을 해석하는 감수성을 발휘하려면 건강은 기초이자 필수가 된다.
무엇을 쓰고 어떻게 고칠 것인가, 완전 정복 여행작가 수업
《여행자의 글쓰기》에서 또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여행작가가 되기 위한 단계로 글쓰기부터 책을 내는 과정까지의 내용이다. 여행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본격 여행작가 수업으로, 첫째 어떤 여행 글을 쓸 것인지(에세이인지 가이드북인지, 기획물인지) 정하고, 둘째 무엇이 되었든 책 한 권 치의 분량을 채우는 글을 써보고, 셋째 잠시 글을 묵혀 두었다가 다시 꺼내 퇴고의 과정을 거치고, 넷째 완성 원고의 기획서를 작성해 출판사에 연락하는 방법까지 어느 단계도 허투루 놓치지 않고 자세하게 안내한다. 또 블로그나 SNS를 운영하는 방법부터 독립출판과 상업출판의 차이, 여행서의 기본인 사진을 찍는 법, 글 외에 여행작가의 또 다른 활동 영역까지 구석구석 설명한다. 그 외에도 그동안 받았던 독자들의 질문들을 한데 모아 Q&A 형식으로 담았다.
정숙영 작가의 《여행자의 글쓰기》는 누군가에게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여행작가 되는 법에 대한 충실한 교과서이자, 다른 누군가에게는 또 한 번의 여행을 떠나도록 부추기는 훌륭한 여행 안내서가 될 것이다.
여행작가로 살기 위한 마음가짐
01 여행의 고단함과 일의 책임감 사이에서도 여전히 설렌다.
02 내가 경험한 세계를 재미있고 구성지게 늘어놓을 능력을 키운다.
03 초보 여행자의 ‘눈높이’를 잊지 않기, 여행작가의 초심이다.
04 여행 콘텐츠를 필요로 하며 대가를 지불하는 곳이면 어디든 활동할 수 있다.
05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다녀온 여행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06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인 만큼 들려줄 수 있다.
07 일단 책 한 권 치 분량의 글을 쓴다.
08 써놓은 글은 어디든 공개한다. 칭찬을 양분으로 삼고 비판으로 가지를 치다 보면 글은 좋아진다.
09 첫 여행 책을 쓰는 일은 여행의 흥분과 감동을 고스란히 써내려갈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다.
10 게으른 여행작가는 힘들다. 억지로라도 부지런해지자.
여행 작가이자 번역가. <금토일 해외여행> <일주일 해외여행> <앙코르와트 내비게이션> <노플랜 사차원 유럽여행> <도쿄만담> <사바이 인도차이나> <여행자의 글쓰기> 등의 책을 냈고 지금도 부지런히 쓰고 있다. 네이버 포스트에서 ‘정숙영씨’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
“뭐라고? 크로아티아를 안 간다고? 거기가 얼마나 아름다운 나란데!!!!!”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대한민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했던 2002년에 저는 생애 첫 유럽 여행을 했습니다. 초보 오브 초보답게 파리, 밀라노, 뮌헨, 프라하, 빈 등 남들 다 가는 동네들을 돌아봤죠. 그렇게 여행을 즐기던 중 저의 귀에 한 나라의 이름이 몹시도 자주 들려왔습니다.
크로아티아. 호스텔이나 카페에서 만나는 유럽 여행자들은 하나같이 발칸의 아름다움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댔고, 특히 크로아티아는 재산이라도 털어줄 기세로 찬사를 퍼부었습니다. 그곳의 바다가 얼마나 눈부신 푸른빛인지, 마을과 도시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지, 숲과 계곡은 얼마나 환상적인지… 그때까지 크로아티아라는 나라에 대해 아는 거라곤 유고 내전과 크로캅 정도였던 저에게 그들의 호들갑스러운 찬사는 몹시도 쉽게 스며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여행 막판, 유레일 패스를 도둑맞고 될 대로 되라며 유럽 동쪽을 마구 헤매던 저는 그들이 그토록 칭찬해대던 크로아티아로 가기 위해 정보를 모아보았습니다. 뻥 안 치고 한국어 웹에서는 몇 글자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간신히 얻은 정보 하나는 ‘비자는 필요 없지만 현금으로 미화 300달러 상당의 금액을 소지해야 한다’라는 것. 돈이 오늘 떨어지느냐 내일 떨어지느냐 하는 상황이었던지라 300달러는 먹고 죽으려고 해도 없었습니다. 저는 아쉽게 크로아티아행을 포기했습니다.
크로아티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그 후로 딱 10년 지나서였습니다. 그 10년 세월 동안 크로아티아는 정말 빠른 걸음으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눈 밝고 발 빠른 여행 선수들이 이 나라의 아름다움을 조금씩 알렸고, 많은 여행자들이 동경하기 시작했죠. 저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동경했지만 그렇게 남들보다 빠르지는 않은 속도로, 2012년 가을 크로아티아에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크로아티아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감동적인 것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신비한 석회암 섬들이 떠 있는 새파란 아드리아 해, 지금 당장 엘프가 달려나와 말을 태워줄 것 같은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숲, 수백 년의 세월에 닳은 석회암 집과 보도들, 디나르 알프스의 기암괴석… 그곳에는 제가 지금까지 몰랐던 유럽의 또 다른 풍경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10년 전 그들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 매력적인 나라였어요.
저는 여행에서 돌아와 바로 크로아티아 책을 준비했습니다. 그 후로도 몇 차례 더 여행을 했고, 몇 년에 걸쳐 원고를 썼습니다. 제 친구들은 가끔 묻습니다. 너 크로아티아 책 쓴다더니 아직도 안 나왔냐고요. 도대체 몇 년 동안 쓰고 있는 거냐고 말이지요. 그렇게 준비한 책이 이제 드디어 여러분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저 나름으로 최선을 다해 만들었습니다만, 한 가지는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부족한 능력의 한계 내에서 최선일 뿐, 결코 크로아티아의 최선은 아니라고요. 크로아티아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매력이 훨씬 많은, 잠재력 최강의 나라라고요. 부디 여러분의 여행에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프롤로그_ 당신도 여행의 순간에 전율해본 적이 있다면
1 여행작가의 탄생
나는 어쩌다 10년 넘게 여행 글을 쓰고 있는가
도대체 여행작가란 무엇인가
어떤 여행 글을 쓸 것인가
여행작가의 적성과 필요 능력
여행작가의 일거리와 밥벌이
2 여행작가가 길을 떠날 때
여행작가의 여행 비용
여행작가의 여행 준비
여행작가의 짐 싸기
여행작가의 여행법
3 실전! 여행 글쓰기
여행자의 글쓰기
여행 에세이 쓰기
여행 가이드북 쓰기
기획물 쓰기 : 《금토일 해외여행》을 중심으로
블로그와 SNS 운영하기
4 여행작가의 첫걸음
사람들은 어쩌다 여행작가가 되는가
책을 출간하기 위한 출판사 공략법
여행작가의 사진 찍기
부록_ 여행작가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Q&A)
에필로그_ 이 세계가 궁금한 당신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