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자 요즘 연애
연애 또한 ‘스펙’이 된 ‘N포 세대’!
이리 재고 저리 재는 ‘썸’은 필수?
한국 사회 속 연애는 점점 넓고 얕게, 개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만남은 가벼워진다.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기방어의 기술을 익혀온 데다, 이성과의 ‘밀당’에도 능숙해졌다. 학생 시절보다 지갑도 두둑해지니 자기를 꾸미거나 데이트 비용을 지출하는 데도 부담이 덜하다. ‘연애편지’는 사라진 지 오래, 읽음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는 메신저로 쉽게 시작되는 관계에 ‘썸’이라는 희한한 단계가 생겨났다. 본격적인 교제를 시작하기 전 서로의 마음을 엿보며 밀고 당기고, 불만과 희망 사이를 오가던 감정에는 이제 ‘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렇게 ‘썸’은 연애 전 당연히 거쳐야 할 단계로 자리잡았다.
본격적으로 연애가 시작되기 전 불가항력적으로 겪어야 하는 기간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기간 동안 우린 낯선 상대를 인식하고 상대가 의미를 가지기 시작할 때의 두근거림, 상대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은지 궁금해 잠 못 이루는 떨림, 한 발짝 더 다가서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설렘, 정의되지 않은 관계가 주는 묘한 불안감 등을 모두 겪는다. 그리고 그런 불안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둘러 관계를 결정짓고 싶어 한다. 그 기간을 ‘썸’이라는 단어로 규정지으면서 문제가 생겨버렸다. 어쩔 수 없이 존재해야 했던 시간이 원래부터 존재하는 것으로 치부됐다. 서둘러 그 기간에서 벗어나려 애쓰던 사람들은 당연히 그 시간을 즐기게 됐다. 그렇게 ‘썸’이란 단어는 그저 ‘인조이’를 합리화하게 됐다. _본문 중에서
그런데, 정말로 요즘 사람들의 연애가 가볍고 계산적이기만 할까? 이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를 통해 엿본 그들의 연애는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 ‘가볍게 사랑에 빠져 진지하게 사랑하고 상처받는 남자들’이라는 배우 변요한의 말처럼 책 속에 등장하는 연애는 자못 심각하다. 나와 맞는 사람을 찾아 ‘썸’을 타고, 또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맞춰보려 힘든 연애를 지속하는 모습은 「섹스 앤 더 시티」처럼 발칙하진 않지만 지독히 현실적이다.
후회 끝에 다시 연애를 시작한다. 그리고 또다시 고민한다
‘아님 말고’의 연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사랑의 경계에서
작가 김정훈은 이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에서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이별하고, 다시 만나고, 결혼을 결심하는 모습을 남자의 시각에서 그려낸다. 쿨한 연애에 능숙한 바람둥이 준, 더치페이야말로 여권 신장으로 가는 길임을 소리 높여 주창하는 낭만주의자(?) 세운, 사랑했던 여자에게 실망한 뒤 연애와는 담을 쌓은 주영, 그리고 이 책의 관찰자이자 얼마 전 이별한 여자를 잊지 못하는 태희가 있다. 성향도 취향도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부단히도 사랑과 연애를 고민한다는 데 있다.
한 사람을 만나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미지의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항해와 같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탐험한다는 호기심은 거친 풍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언제나 우선하는 법이다. ‘함께’라는 이유로, 사랑의 힘으로 그런 위험 요소들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구가 둥글다고 믿었던 마젤란처럼, 우리의 연애에 끝은 존재하지 않을 거라 자신하는 수많은 남녀가 힘차게 닻을 편다. 다시 돌아온 마젤란의 배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그런데 우리의 사랑에 끝이 없음을 확인하는 건 쉽지가 않다. 모든 사랑의 끝이 결혼은 아니겠지만, 편의상 험난한 연애의 바다를 완전히 한 바퀴 돌아 다시 출발지로 오게 되는 것을 결혼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보자. 이 완전한 일주를 성공하지 못하고 회항하는 연인은 허다하다. 이별이다. _본문 중에서
이번에야말로 나의 인연을 찾았다고 확신했던 기쁨은 점차 퇴색되고 남보다도 못한 차가운 무관심으로 사랑은 식어간다. 그렇게 이별을 맞이하고 겪어낸 아픔도 결국엔 잊히고, 또 다른 사람에게 설렌다. 마지막일 것 같은 사랑이 또다시 시작되지만, 또다시 이별도 찾아온다.
작가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은 뒤 이별하는 이 과정을 ‘항해’에 비유한다. 거센 파도를 만날 수도, 갑작스럽게 암초를 만날 수도 있는 바다에서의 항해는 녹록지 않다. 중간에 회항하는 경험을 몇 번 하게 되면 연애의 바다를 항해하는 일 자체에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그렇게 연애를 시작하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항해를 떠나지 못하고 항구에서만 서성이거나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여자든 남자든 마찬가지다. 저자의 결론은? ‘절대 사랑과 연애를 포기하지 말 것.’
수많은 끝에서 좌절과 슬픔을 겪었다 해도 바다가 사라진 건 아니다. 또 다른 항해라면 이번에야말로 그 세계의 끝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충분히 기대해도 좋다. _본문 중에서
이 책 『요즘 남자 요즘 연애』는 요즘 남자들이 연애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남자들만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기엔 아깝다. ‘연애’는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여자와 남자들의 최대 난제이므로.
1984년생.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후 방송국 PD로 일하던 중, 사표를 던지고 글쟁이가 됐다. 『코스모폴리탄』 컨트리뷰터, 「머니투데이」 연애 칼럼니스트, 드라마 「미생」, 「동네의 영웅」 보조 작가 등으로 활동했고, 지은 책으로 『연애 전과』가 있다. ‘편식男’이란 단어를 만든 장본인으로, 여전히 편식과 미식의 경계를 고민 중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에 관심이 많다. 커피는 마시지 않지만 술은 즐긴다.
프롤로그
Chapter 1. 여자를 못 믿는 남자 vs. 사랑을 안 믿는 남자
1. 재밌는 이야기엔 인물의 성장 포인트가 있다
2. 오빠와 먹는 김치찌개, 그가 사주는 똠양꿍
3. 비싼 차라고 해서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모는 사람은 바보다
4. 엉킨 이어폰을 푸는 방법
5. 닭발과 시메사바
6. 소주와 사케 그리고 샴페인
7. 피리 부는 남자
Chapter 2. 성 안의 병정들 vs. 성 밖의 사람들
8. 공항에서 마주치지 말아야 할 사람
9. 시차는 남겨놓기로 해
10. 우리가 펜트하우스가 필요한 이유
11. 공갈, 빵
12.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
13. 갓. 갓. 갓.
14. 눈을 쳐다볼 수 있다는 것
Chapter 3. 여자가 원하는 남편 vs. 남자가 원하는 내편
15. 나쁜 남자와 날파리
16. 기프티콘의 유효 기간에 대하여
17. 바버숍,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공간
18. 연애 칼럼니스트도 해결할 수 없는 난제
19. 다품종 소량 생산 소개팅 공장
20. 소개팅의 치트키
21. 나도 내 편이 있었으면 좋겠다
22. 계산이 돼 있었다
23. 어린 여자와 젊은 여자
Chapter 4. 아님 말고 vs. 그럼에도 불구하고
24. 취중 진담과 취중 진상
25. 소리를 크게 내는 여자가 좋더라
26. 냉정과 절정 사이
27. 남자가 결혼할 때
28. 호우주의보 발령!
29.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야
30. 썩! 내키진 않지만 들어야 하는 남자들의 수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