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무너져야 나라가 산다
국민의 일원인 교사의 ‘무지’ 역시 만만치 않다. 오기가 생긴 또 다른 이유이거니와 자신의 전공 분야는 막힘 없이 잘 가르치는 지 몰라도 어쩔 땐 신문조차도 읽지 않는 것이 대졸 자로만 이루어진 교사 집단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빠져 들 때가 있다. 요컨대 침묵은 금이라는 금언을 애지중지하며 학교 붕괴의 교육대란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어느새 대 유행어가 되어 버린 학교 붕괴나 교육 대란의 본질적 원인과 맞닿아 있는 문제이다. 예컨대 교사의 권위, 즉 교권이 사정없이 추락했는데 정작 당사자인 교사들은 제 목소리를 낼 줄 모른다. 위에서 하라는 대로 마치 기계처럼 따라 할 뿐 애당초 불만 같은 건 없다. 만에 하나 불만이 있다면 값싼 소주의 안주 거리 따위로나 씹힐 뿐이다. 하긴 이 정도는 양반이다. 학교나 교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제 얼굴에 침 뱉기라며 노골적으로 눈을 흘기는 게 다반사니까.
정말이지 그래선 안된다. 나는 전교조가 태동할 무렵부터 교사가 깨어나야 교육이 산다고 열변을 토해 왔는데, 놀랍게도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 별로 변한 것이 없다. 대다수 교사가 침묵은 금의‘복지부동’ 에 쥐뿔도 없는 권위주의적 통제의 학생 지도까지 거의 모든 것이 그 때 그 시절 모습 그대로다.
이렇게 까발리기의 용기를 낸 것도 침묵은 금이 아니라 똥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참담한 학교 붕괴에도 분노할 줄 모르는 국민과 주입식 교육이 정도라고 믿으며 오늘도 침묵에 익숙해 있는 교사, 아직도 교사를 ‘아랫것들’로 여기는 교육 당국이나 선생질하는 같잖은 존재로 보는 학부모. 언론의 고정관념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교육 재정이 충분하게 확보되더라도 교육 개혁은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교사가 깨어나야 교육이 산다’는 이를테면 무너진 교육을 바로 서게 하고, 교권을 일으켜 세우려는, 결코 침묵은 금이 아니라 똥이라는 내 작은 몸부림 내지 외침인 셈이다. 부디 이 책이 교육 위기를 타개하고 극복해 내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랄 따름이다.
책은 크게 5부로 나누었다. 각계 각층으로부터 질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비판은 비난과 다른 것임을 알아 줬으면 한다. 소설이 아니므로 관심을 끄는 제목의 글부터 읽어도 상관없겠는데, 빈번한 신문 기사 인용은 사실 감과 객관성을 살리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 였음을 밝혀 두는 바이다.
1955년 전주출생. 원광대학교 국문과 졸업. 평화평론집,문학평론집,문학해설서,수필집,소설등을 펴냄
1장
2장
3장
4장
5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