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우리시대 노동의 생애 - 자본 시장 그리고 노동

우리시대 노동의 생애 - 자본 시장 그리고 노동

저자
조계완
출판사
앨피
출판일
2020-05-14
등록일
2021-05-2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KB
공급사
우리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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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 사회는 모든 사람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고 함께 나누어도 좋을 만큼
충분한 경제적 생산력을 이미 달성했다.
그럼에도 필요 이상으로 넘쳐나는 어마어마한 부를 소유한 소수의 사람과,
최저임금 몇 백 원 인상에 목숨을 걸고 한 달 내내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사람이
공존하는 기괴한 풍경, 이것이 내가 오랫동안 우리 시대 ‘노동의 생애’를 생각해 보게 된 연유다.”

2012년, 한국 노동 세계의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역작
대학에서 노동경제학을 공부하는 연구자이자 오랜 시간 기자로서 노동현장에서 노동문제를 다루어 온 저자는, ‘우리 시대 노동의 생애’라는 제목에 걸맞는 방대한 분량 안에 2012년 한국 노동 세계의 실상과 현실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다. 저자는 노동자 개인 · 노동운동 · 노동경제학 · 노동시장 등 모든 영역을 아우르며, 비정규직 · 저임금 노동 · 고용 없는 성장 · 정리해고 · 여성 노동 · 이주노동자 · 한미 FTA · 노동귀족 · 자본파업 · 최저임금 · 생활임금 등, 한국 사회 노동과 관련한 거의 모든 문제를 다루고 있다.
광범한 문헌을 가로지르는 이론적 탐색을 바탕으로 수많은 연구 성과들을 촘촘하게 재구성함으로써, 우리 사회 노동의 객관적인 현주소를 설득력 있게 그려 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본과 시장의 논리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전략, 그리고 노동운동 · 개별 노동자의 선택 · 국가의 노동정책과 제도 개선 등 평온하고 즐거운 노동을 위한 처방전까지 제시하고 있다.

노동-시장-자본, ‘영원한 트라이앵글’
탁월한 경제사가 하일브로너는 “경제학은 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진입 지점이다. 그리고 경제사 및 경제사상은 경제학을 뚫고 들어가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이 말에 빗대어 “시장은 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진입 지점이다. 그리고 노동은 시장을 뚫고 들어가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관점과 방식으로 노동을 다루고 있다. 노동이 관계를 맺고 있는 자본과 시장을 함께 고려해야 노동의 생애를 더욱 명징하고 핍진하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을 씨줄로, 자본을 날줄로 해서 한국의 (노동)시장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노동-시장-자본’이라는 ‘영원한 트라이앵글eternal triangle’의 적절한 교직을 통해, 2010년대 한국 노동자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그려 보이고 있다. 이 책이 그토록 수많은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시장’을 배후에 놓고 그것을 뿌리삼아 ‘노동’의 이야기를 풀어 가는 하나의 흐름, 곧 ‘시장과 노동의 (사회 · 경제 · 정치적) 관계’라는 관점이 책의 모든 페이지에 살아 있는 이유다.

거인의 어깨에서 조망한 노동의 생애
“나는 이 책을 제외하고는 한국 노동운동의 사례를 설명하는 데 폴 망투의 고전을 인용하는 책을 본 적이 없다.”는 최장집 교수의 추천사처럼, 이 책에는 애덤 스미스 · 존 메이너드 케인스 ·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를 비롯하여 조지프 스티글리츠 · 폴 크루그먼 · 존 갤브레이스 · 로버트 하일브로너 · 조지프 슘페터 · 장하준 등 수많은 경제학자들과 우리 시대 경제학의 살아 있는 고전들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처럼 광범한 문헌을 탐색하며 한국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운동을 서구의 노동문제에 위치시켜 설명한다. 이는 서구 노동자와 노동운동, 시장과 경제의 역사 속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 노동자들의 생애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노동자들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설명하는 데 충실한 이론적 배경을 이루고 있다.
저자는 “(연구자가) 노동자에 대한 연민이 없다면 지적 파산을 면하기 어렵다. 내가 이토록 긴 문장을 인용한 것은 적어도 인용문이 보여 주는 생생한 문체나 아름다운 문구 때문이 아니다.”라고 한 위르겐 쿠진스키의 말을 빌려, 사람들이 안락한 삶을 넘어 ‘함께 그리고 위엄 있게, 사람다운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이 책에 수록된 수많은 인용문들이 영감을 줄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한 권의 책으로 한국 노동운동의 중요한 사실들은 물론이고, 세계 노동운동까지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희귀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학술과 저널리즘의 충실한 만남
이 책은 기본적으로 넓이와 두께를 지향하며, 그런 까닭에 노동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폭넓은 시야만큼이나 수많은 주제와 이론적 개념들을 다루고 있다. 성실한 연구자이자 베테랑 기자인 저자는 자칫 딱딱하고 어려울 수도 있는 주제들을, 풍부한 비유와 친숙한 문체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쉽고 또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 덕분에 이 책은 방대한 분량과 깊이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노동경제 교양서’나 ‘노동자의 교양 경제학’ 책으로 읽기에도 손색이 없으며, 학술적인 글과 저널리즘적 글쓰기 사이에서 두 세계의 좋은 점만 취하는 일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주요 내용

“바야흐로 이 땅에는 ‘자본의 시대’가 도래했고,
세상은 온통 ‘금융’, ‘기업’, ‘주식’, ‘부동산’, ‘실적’, ‘연봉’ 같은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이야기들 속에 반드시 있어야 할 하나의 목소리,
노동을 말하는 논객의 차분한 목소리이다.”

자본의 시대, ‘노동’을 이야기한다는 것
2012년 한국의 노동 세계는 딱히 눈에 드러나는 것 없이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는 듯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이 저임금 비정규직이고, 임금 문제와 고용 ? 실업 문제가 우리의 삶을 조용히, 그러나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 아래 자본과 시장이 질주하는 가운데, 노동은 1987년 이후 20년 넘는 긴 세월 동안 지루하고 우울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12년 한국 노동 시장을 설명하는 수많은 통계자료를 들여다보면, 실업자(약 80만 명) 신세에서 벗어나 취업을 하더라도 저임금 비정규직(약 860만 명)이 될 수밖에 없고, 비정규직에서 해고당하고 장사에 나서더라도 가게에 앉아 돈만 까먹는 영세 자영업자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노동 인구가 1000만 명에 이른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전체 임금노동자 1751만 명 중에서 정규직 886만 명, 비정규직 865만 명’ 이 간명한 수치는 세계화에 따른 구조조정과 고용조정 압력, 비정규직 확산으로 상징되는 고용 체제의 변화가 몰고 온 한국 노동 세계의 거대한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제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과 시간의 압박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삶을 이어 가고 있다.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아내의 문제이자 우리 가족의 문제이며, 나아가 우리 자녀 세대의 문제이다. 곧 “우리 시대 노동은 우리의 개인적, 집단적 삶의 형식과 내용을 규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장만능시대에 우리가 노동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이다.

‘노동’, 시장의 질주를 비판하다
저자는 이 책 전편에 걸쳐 우리 사회경제가 이른바 ‘시장 키즈’를 넘어야 노동의 생애가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시장근본주의 이데올로기는 대량실업을 경험한 사회에, 경기침체의 수렁 속에 빠져 있는 사회에 아무런 호소력이 없다. 많은 지역에서 궁핍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젊은이들에게 아무 호소력이 없다.”는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말처럼, 우리 사회 깊이 뿌리박힌 시장주의에 대한 지독한 믿음, 곧 완전한 자유경쟁 시장이 항상 경쟁적 균형과 최적의 효율을 달성하고 모든 사람들의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논리가 안고 있는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세계화 시대에 시장의 질주는 곧 임금과 노동조건의 ‘바닥을 향한 경주race to the bottom'로, 자본이 주도하는 고삐 풀린 시장에서 노동의 생애는 우울하기만하고 또 기진맥진 지쳐 있다. 저자는 이처럼 자본과 시장에 의해 노동이 어떻게 장악되고 내던져지며 또 풀려나는지를 역사·제도적 관점의 노동경제 학술 분석과 저널리스트적 현장 글쓰기를 결합해 보여 주고 있다.
나아가, 탐욕의 자유 시장에서 노동이 어떻게 결핍을 견디고 있는지, 자유시장이 내걸어온 시장의 약속이 어떻게 깨졌는지를, 서구 시장경제의 모순을 비판하는 문헌들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보여 주며, 시장이 만들어 내는 ‘어두운 측면’과 함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노동의 나아갈 길을 말하고 있다.

자본의 무능력
우리 시대 저임금 노동과 고용 없는 성장은 자본의 무능력에서 비롯되고 있다. “최근의 노동운동은 예전의 노동운동이 품었던 불만보다 훨씬 더 기본적인 불만을 품고 있는데, 자본은 그러한 가장 기본적인 불만조차 수용할 수 없는 제한된 역량에 처해 있다.”는 조반니 아리기의 말처럼, 기술혁신은 뒤처지고 오직 인건비를 짜내 이윤을 획득하는 자본일수록 비정규직 확대에 매달리기 일쑤이며, 파업이 벌어졌을 때 노동과 타협할 역량도 극히 제한적이다.
로버트 브레너는 “(1980년대 이후) 저임금 경제의 부상으로 민간 기업의 지속적인 이윤 획득을 가능하게 한 요인은 바로 오직 임금의 정체뿐이었다. 모든 선진 자본주의국가 정부는 1990년대까지 지난 20년 동안 임금 삭감을 최고의 정책 목표로 삼아 왔다.”고 말한다.
한국의 자본 역시 조직적 노동 소요로부터 안식처를 찾으려고 ‘노동 유연화’만 부르짖을 뿐, 노동의 저항을 물질적으로 포섭할 능력을 갈수록 잃어 가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싸움은 대개 불가능해 보이는 데까지 충분히 멀리 나아간다. 그래야 가능한 것이라도 얻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노동의 요구가 과도하게 분출했기 때문에 자본의 능력이 한계에 부닥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기력한 노동
자본의 분할 지배와 책임 회피 속에서 한국의 노동은 사회경제적 조건이 끝없이 추락하는 ‘바닥을 향한 경주’에 빠져들고 있다. 한국 경제가 압축적인 고도성장을 달성하는 동안 세계 최장 노동시간을 감수하며 죽도록 일했던 노동자들은,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쓸려 해고당하거나 비정규직으로 떨어지고 실질임금도 삭감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노동자’라는 말은 더 이상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기득권 집단으로 비난받고 있다. 거대하게 형성된 비정규 노동은 ‘고용된 산업예비군’을 형성해 실업과 마찬가지로 임금에 강력한 하방 압력을 부과하는 기능을 하며, 이는 곧 시장에 의해 노동규율을 확립하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노동운동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뿐이다. 특권화된 노동운동,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활동가들, ‘산 속의 고릴라’처럼 고립되어 가고 있는 노동조합……. 노동은 그야말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물론 묘약은 없다. 저자는 “노동운동의 앞날에는 힘든 일들이 잔뜩 쌓여 있다.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노동운동은 더 나쁜 사태도 헤쳐 나와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조지 콜의 말을 빌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시장 경제에서 ‘유익한 제약’이며, 따라서 노동의 집단적 힘이 시장의 질주를 규제할 강력한 힘으로 등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더 나은 노동의 삶을 만들어 가는데 ‘노동운동 자체가 곧 희망’이며, 이때 필요한 것은 ‘노동의 힘’이라는 것이다.

노동의 힘, 마음을 얻는 싸움
저자는 노동자들 자신이 시장 및 자본의 시대와 불화를 빚고 있다는 것, 바로 여기에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한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개별 전투에서는 거의 항상 패배하고 있지만 아직 전쟁에서 진 것은 아니다. 산별노조 실험 또는 노동운동의 주도적 힘을 대공장 조직노동자에서 비정규직으로 이동시키려는 비정규 노동운동이 노동운동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북극성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노동의 힘’을 회복하려면 노동운동 내부의 더 많은 논쟁과 정치적 기획, 전복적 상상력, 그리고 무엇보다 창조적인 ‘영감inspiration’이 필요하다.
노동의 힘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우리 시대 노동자들이 가족을 먹여 살릴 만큼 충분한 소득을 올리고, 더 짧은 노동시간, 더 많은 여가시간을 즐기면서 평온하게 노동의 생애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소박한 꿈을 실현하는 힘일 뿐이다. 기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기계가 자본주의적으로 사용되는 그 방식에 문제가 있듯이, 자본주의 시장경제 자체가 아니라 이 시장경제가 굴러가는 방식이 문제이며, 노동의 생애가 불안하고 지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흐름을 거스르는 새로운 노동의 언어
이 책은 전편에 걸쳐 곳곳에서 우리 시대에 ‘노.동.’ 혹은 노.동.자., 이 선명한 두 글자 또는 세 글자가 호명하는 내용은 과연 무엇인가, 묻고 있다. 한 임금노동자로서, 소시민으로서, 또는 노동조합에 속한 조합원으로서 노동자들은 누구인가? 물론 노동자는 더 이상 선진적이지도 야무진 조약돌 같은 혹은 강철 같은 그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 것도 아니다. 대다수는 불안하고 지친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이고 그 밖의 기득권을 지닌 일부는 자본과 이익의 담합구조를 형성한 채 공장 안에 웅크리고 있다.
“어려움은 새로운 생각을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는 데 있다. 길러진 방식 그대로, 낡은 생각이 사람들의 정신 구석구석에까지 가지를 뻗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케인스의 지적처럼, 외환위기 이후 15년 가까이 비정규직 노동이 고착화 · 공고화되면서 이것이 오히려 ‘표준적 노동’처럼 되어 가는 현실을 점차 인정하고 또 여기에 적응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되묻고 있다. 그런데 자본과 시장이 질주하는 우리 시대에 “흐름을 거슬러 가자”Against the Current는 주장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저자는 노동운동이 정의 · 존엄 · 공평 · 평등의 이름으로 도전하는 새로운 언어를 퍼뜨리고, 우리 시대의 비정규직 등 거대한 ‘또 다른 노동인구’를 위한 노동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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