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의 끝에서
여진이 볼품없이 커다란 환자복을 입은 채 해쓱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주환은 여자의 뺨을 때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다. “이 아이가 내 아이라는 증거가 어디 있지?” 모멸감이 느껴지기 충분한 질문에도 여진은 동요하지 않았다. “친자검사 하세요. 아기의 검사용 피가 있을 테니까.” “지우라고 했잖아.” 그의 낮은 목소리는 외침보다 더 강한 분노를 담고 있었다. 11월의 비. 흐릿한 그 날. 여진은 사랑에 졌고, 주환은 욕망에 졌다. 다시 돌아온 11월, 이제 여진은 아기를 지켜야 했고, 주환은 마음을 지켜야 한다. 다시 사랑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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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눈처럼 비가 내리던 밤 2. 지옥의 문 3.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4. 악몽 5. 균열 6. 마음을 인정하는 것은 순간 7. 다가서는 방법 8. 그녀를 닮은 그의 마음 9. 이별, 영원한 헤어짐 10. 몸부림 11. 그들에게 남은 상처 12. 함께하는 13. 일상, 그 평범함의 신비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