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렀던 자리
옛 성인들이 말하기를 사람은 세 개의 집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다.
첫 번째 집은 요당이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어머니 뱃속에서 열 달 간 살 수 있다. 편한 집이라고 더 살앋도 문제요, 덜 산다 해도 문제가 된다. 모태 속의 아기는 엄마 뱃속 밖 아름다운 세상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지를 알지 못한다.
이 세상에서 탁한 공기를 맛면서 살게 되는 것도 까마득히 알지 못한다. 때가 되어야 엄마 뱃속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기다릴 수밖에 없다.
원하든 원치 않던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맞이하게 되는 두 번째 집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인 지당이다. 땅 위에서 아옹다옹 서로 부대끼며 살아야 할 집인 것이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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