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탐정은 어디에 - 오수완 장편소설

탐정은 어디에 - 오수완 장편소설

저자
오수완
출판사
출판일
2014-08-13
등록일
2015-01-2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KB
공급사
우리전자책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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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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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실에 탐정 같은 건 없죠.
적어도 추리소설에 나올 것 같은 그런 탐정은.”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가 오수완이 펼치는
책과 추리소설에 대한 끝없는 농담
무한 상상력으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책의 삶을 좇는 탐정의 모험

▣ 수수께끼 같은 단 한 권의 책을 찾는 탐정의 출현!
책과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창조한 오수완 장편소설 『탐정은 어디에』 출간

2010년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오수완의 두 번째 장편소설 『탐정은 어디에』가 웅진문학임프린트 곰에서 출간되었다.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이자 작가의 첫 작품인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출간 이후 3년 반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전작보다 사건 전개 속도는 빨라지고, 재미는 배가되었다. 특히 작가는 본문에 삽화를 손수 그려 넣는 남다른 열정까지 선보이고 있다.
『탐정은 어디에』는 중편소설 네 편으로 이루어진 연작 장편소설로, 1부에서는 탐정국 조사원인 X가 거대책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파헤치고, 2부에서는 인간과 책이 함께 살아가는 책 도시를 배경으로 불면증에 걸린 책 탐정이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주인공처럼 등장한다. 3부에서는 책 사냥꾼 반디와 볼라가 도서관 행성에서 『탐정은 어디에』를 찾아다니다가 『세계의 책』의 존재와 마주하게 되며, 4부에서는 탐정인 ‘나’가 『탐정은 어디에』를 쓴 미스터리한 작가 두란의 정체를 파헤치면서 사건이 소용돌이 속으로 단숨에 빨려 들어간다. 이처럼 시공간을 무한히 확장하는 작가의 전략에 따라 ‘책의 삶’을 뒤쫓는 탐정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종착역에 다다른다.

“‘탐정은 어디에’는 뭐지?”
“그것은 책 공장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책이지. 또한 북 시티에 도착한 최초의 책이면서 도서관 행성의 박물관에 숨겨진 『세계의 책』이기도 해. 그런데 그것들은 모두 같은 책인가? 아니면 서로 완전히 다른 책인가? 혹시 한 책 속에 다른 책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건 아닐까? 그럼 어떤 게 진짜 『탐정은 어디에』일까? 아니면 그 모든 것이 더 큰 책의 일부인 걸까? 그 책의 이름이 ‘탐정은 어디에’인 걸까? 그런데 그것이 정말 이야기에 불과할까? ‘탐정은 어디에’란 그 책을 찾는 모험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 혹시 그것이 이 세계의 이름이 아닐까?”(p.335)


▣ 책의 운명과 미래에 대한 유쾌하고 숨 가쁜 상상
시공간을 뛰어넘는 미로처럼 기이하게 설계된 책의 도시

거대책을 만드는 공장의 살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탐정이 파견된다. 책 공장에서는 저자들이 책을 쓰는 대신 기술자들이 이야기를 만들고 쓰고 그리는 일로 분주하다. 오랜 역사를 이어온 미디어인 책의 미래를 묵시록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이곳에서, 이야기는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으로 탄생하고 독자들은 도서관이나 서점이 아닌 곳곳에서 책을 만난다. 살인 사건을 해결하러 왔다가 도리어 궁지에 몰린 탐정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거대책의 시대가 시작되고 100년. 그동안 많은 공장이 태어나 그만큼 많은 책을 만들었다. (……) 공장에서 만들어진 거대책은 공원과 동산과 거리와 광장과 박물관과 학교와 관공서에 세워져 방문객을 맞았다. 방문객은 해가 떠오르기 전부터 책 앞에 몰려와 책이 펼쳐지기를 기다렸다. 어떤 방문객은 해가 져서 책장이 닫힌 뒤에도 책 앞을 떠날 줄 몰랐다. 유명한 책에는 열성파와 관광객을 위해 조명과 반사경과 그늘막이 설치되기도 했고 때로는 책 주위에 건물이 지어지기도 했다.(p.15)

사람과 책이 어울려 살아가는 또 다른 장소인 북 시티에서는 책이 사람처럼 완벽하게 생명을 얻고, 그들과 경쟁하며 살아간다. 책 탐정 제이크는 책을 납치해 감금하고 매매하는 찰리 일행을 뒤쫓으면서 여러 차례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 한편 책이 살아가는 곳은 지구뿐 아니라 도서관 행성 ‘리브로’로 이어진다. 책 사냥꾼인 반디는 또 다른 책 사냥꾼 여자아이인 볼라와 함께 『탐정은 어디에』를 찾아 행성 중심의 박물관까지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반디는 자신이 ‘세계의 눈’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세계의 책』을 읽음으로써 그것을 파괴할 자로서의 운명에 처한다. 시종일관 그의 곁을 지켜준 볼라 또한 목숨이 위태롭다. 이에 반디는 행성의 천사인 아우마리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이 상황을 생각해봐. 왜 볼라와 네가 『세계의 책』에 등장한다고 생각해? 왜 네게 지금 『세계의 책』과 고르곤의 마지막 생존자의 운명이 쥐어져 있다고 생각해? 『세계의 책』을 지키라는 사명이 무엇을 위해서였다고 생각해? (……) 너 역시도 이 책의 주인공 중 하나야. 나와 볼라가 그런 것처럼. 네가 선택해야 해. 지금 뭔가 해야 하는 건 바로 너야. 내가 아니라. 너는 그녀를 구해야 해, 아우마리엘. 지금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그녀를 살려줘. 그러면 나도 이 책을 읽는 걸 포기할게. 이 별의 책들의 운명과 『세계의 책』을 만든 섭리의 뜻이 네 선택에 달려 있어.”(p.243)

4부에 이르러 지구의 어느 탐정 센터를 배경으로 사건은 새로이 시작된다. 탐정인 ‘나’는 베일에 싸인 작가 ‘두란’을 찾아내 미완성인 이야기를 완결해달라는 출판사의 의뢰를 받는다. 이 사건에는 ‘나’ 외에도 동료 탐정인 표 형, 고 형, 이 형 등이 동시에 뛰어든다. 책 마을 축제 현장을 거쳐 ‘북 하우스’를 찾아간 ‘나’는 마침내 그곳에서 그와 마주한다. 그는 ‘나’에게 아둔한 사람이라고 타박하면서 “자네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일은 저 문으로 나가 똑바로 걸어가는” 것이라 말한다.


▣ 책과 추리소설에 대한 끝없는 농담
사라져가는 탐정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탐정은 어디에』의 한 등장인물은 이 작품을 두고 “탐정과 사건과 범인을 등장시켜서 추리소설의 외양을 가장했지만 추리소설에 필수적인 요소는 없”다 말한다. 또 다른 인물의 설명에 따르면 “소설이 스스로를 참조하는 작품”이고, “추리소설에 대한 추리소설로써, 사건이 스스로를 사건화하며 마주 선 거울처럼 이야기가 스스로를 무한히 증식시키는” 구조라 한다. 다시 말해 『탐정은 어디에』는 탐정과 그의 추리를 좇는 내용인가 싶다가도 책과 추리소설 자체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고 거기에 대답하는 농담 같은 이야기이다. 책이 태어나고 살아가고 잠든 곳을 지나 책이 사라진 곳에 이르러 책의 생이 마무리되고 시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셈이다.

“평론가들은 처음부터 좋아했어요. 「팩토리」의 배경이 되는 책 공장을 문학 창작에 대한 일종의 알레고리라고 본 거죠. 우화소설이나 풍자소설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었어요. 더군다나 롤랑 바르트를 그렇게 노골적으로 인용했잖아요. ‘저자의 죽음’이라니. 「시티」나 「플래닛」도 마찬가지로 알레고리라 보던데요. 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의견은 이것이 책의 삶을 그렸다는 거예요. 책의 탄생, 책의 여행, 책의 휴식. 그래서 4부는 디스토피아적이거나 종교적일 거라고 예상하기도 해요. 남은 건 책의 죽음과 부활뿐일 테니까.”(p.262)

작가 오수완은 “눈치 빠른 독자라면 내가 이 소설의 많은 부분을 다른 소설에서 가져왔다는 것을 이미 알아차렸을 것”이며 “내 소설에 좋은 점이 있다면 그건 모두 이제까지 읽은 좋은 책들에서 나왔다”라고 고백한다. 이를 바탕으로 작가는 『탐정은 어디에』 4부의 이야기를 빠르게 진행하면서 몰입감은 높이고 재미를 끌어 올린다. 각 부에 등장하는 탐정과 ‘탐정은 어디에’라는 제목의 책은 별개의 인물과 소재임에도 연결되어 있어 추리소설이 주는 긴장감과 호기심을 충분히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탐정은 어디에 있을까? 그들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결코 죽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탐정은 어디에』는 ‘사라지는’ 탐정을 위한 책이다. 탐정이라는 존재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독자, 탐정이 나오는 책과 영화에 향수를 느끼는 독자라면 오수완이 지금 이 시대에 창조한 ‘탐정’을 따라 무한히 설계된 세계를 동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그들이 사라진 이유는 될 수 없어. 왜 탐정들이 사라져야 하는 거지?”
“소멸이 바로 탐정의 운명이기 때문이지.”
“왜?”
“탐정이라는 존재는 망상에 지나지 않으니까.”
(……)
“나는 망상 같은 게…….”
“아니. 미안하지만 자네는 망상이 맞아. 자네의 조수가 자네의 망상인 것처럼. 개인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 영웅이 멸종한 시대가 만들어낸 망상이지.”(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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