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자루
1797년 가을 어느날, 기생출신 김만적은 정조대왕의 어명을 받고, 얼굴을 들어 감히 임금을 우러러 보았다. 왕도 이 갸륵한 여인을 그윽히 내려다 보았다. 그것은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진한 감동을 자아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여인의 나이는 이미 육십이 가까웠지만, 아름답고 후덕한 모습에서 젊은 날의 절색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내부에서 풍겨나오는 것 같았다. 어디에도 흠잡을 데가 없는 의연함, 평생을 남을 위해서 살아 온 것 같은 초연함이 배어 있었다. 객주의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