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21세기
이 책는 여러 면에서 새로운 얼굴로 도래한 오늘날의 현실에 대한 철학자들이 진단, 그리고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미래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철학이라는 담론은 천하에 도가 없는 난세(亂世)를 치세(治世)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으로부터(동북아), 우주에 대한 경이와 그 경이의 해명으로부터(그리스), 삶의 고통으로부터의 해탈에 대한 열망(인도)으로부터 발생했다. 기원전 6세기를 전후해서 여러 문명권에서 동시에 발생한 고대의 철학 / 사상은 절대 권력과 그 담론적 쌍둥이(巫·史·브라만·사제 등)로부터 벗어나 처음으로 사학(私學)이 등장한 시대에 활짝 꽃피었으며, 이때 생겨난 다채로운 사유 형태들은 오늘날까지도 모든 사유의 원형들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채로운 사유 실험들은 이후 새로운 통일 국가들(漢·로마 등)이 등장하면서 정리되며, 그 사유들 중 어느 하나(유교·기독교·힌두교 등)가 국가의 통치 이데올로기이자 유일한 진리로서 군림하는 길을 걷게 된다. ''철학적 계몽''이라는 것을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오리엔트 지방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런 거대한 문명권을 떠받치던 통치 이데올로기 / 종교가 강렬하게 비판받으면서 ''근대성''이 도래한다. 과학기술적인 사물 인식, 산업혁명을 통한 산업자본주의의 탄생, 민주주의와 대중문화의 등장, 그리고 이런 변화를 떠받쳤던 근대의 주체 중심적 철학 / 사상들이 인류 역사에 거대한 변환을 가져왔다. 그리고 서구에서 먼저 발달한 이 근대문화는 이후 서구 바깥의 문명들을 점령·동화하면서 오늘날 가장 일반적인 주류문화를 이루게 되었다.
오늘날 현대사회와 문화는 한편으로 근대로부터 이어받은 유산들을 더 크게 확장시키거나 변형시키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 역사적 흐름이 배태한 비극들을 비판하고 새로운 사상적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이중의 시대를 형성하고 있다. 즉 오늘날 우리는 초근대(극근대)라는 ''현실''과 탈근대라는 ''이상''이 착종된 착잡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2000년 봄에 문을 연 대안철학학교이다. 초보자들을 위한 입문 과목,본격적인 철학공부를 위한 입문 과목,그리고 여러 형태의 세미나들이 개설되고 있다. 첫번째 논문집으로는 <철학의 21세기> , <기호학과 철학 그리고 철학>등이 있다.
책머리에
조광제 몸과 과학기술의 대결로 본 철학교 예술
이지훈 과학과 예술을 보는 세 모형
정세근 디지털문화의 철학적 이해
이정우 여러 세계 속에서 살아가기
김석수 통일시대 한국 사회철학의 과제와 전망
이철승 '세계화'시대 '동양철학'담론과 연구 의미
김시천 우리들의 『노자』읽기를 위해
진중권 숭고와 시뮬라크르
김홍경 성자의 유희
필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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