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체 게바라 만세 : 실천시선 215

체 게바라 만세 : 실천시선 215

저자
박정대
출판사
실천문학사
출판일
2014-08-19
등록일
2015-01-2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79 Bytes
공급사
우리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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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고독의 인터내셔널 포에트리 급진 오랑캐 밴드 실황 공연

박정대 시인이 펴낸 일곱 번째 시집 『체 게바라 만세』가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 제13회 미당문학상 본심에 오른 후보작을 두고 “박정대는 자유롭고 분방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유려한 문체를 구사하며 문장의 유희를 즐기는 시인이다. 특히 언어를 조율하는 힘이 장중하고 박력 있다”(허혜정)라고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집 작품들에는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는 집시의 자유롭고 비극적 감수성이 결정을 이룬 시편들로 알알이 박혀 있다. 일체의 제도와 속박을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박정대 시인. 그는 이번 시집에서 독자들로 하여금 “선동적이고 아름다우며 서글프고 치명적인 탈주선에 매혹”되게 만든다. 또한 시인의 존재론적 숙명과 고독 그리고 미적 세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어느 낭만주의자의 혁명적 산책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며,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 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박정대의 시를 읽으면 게오르그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 첫 문장이 떠오르는 것은 단순히 개인적 감상에 의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이국적이면서도 낭만적 감수성을 한국적 낭만주의 정신으로 잘 체화한 그의 작품들은 고독한 현대인의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애초에 정신적 고향을 뒤로한 채 자신의 의미를 찾아 떠도는 어느 낭만주의자의 혁명적 산책은 이 시대에는 통용되지 않는 낡은 오솔길과도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시인이란 무릇 불멸의 슬픔을 안고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는 자유로움으로 자신의 삶을 걸어가며 뜨거운 가슴으로 혁명을 꿈꾸는 자를 말한다면 그는 바로 박정대 시인을 말하는 것이다.

박정대 시인의 낭만성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줄곧 회자된 그의 센티멘털과 혁명적 분위기는 근대 도시의 파괴적 매혹성과 파편화된 개인성을 기반으로 탄생했으며, 그의 낭만적 기질은 부르주아 사회의 물질주의, 속물근성에 대한 거부감과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의 희망이 멀어진 데 따른 환멸감으로 발현된다.

“탐욕스러운 권력과 거기에 기생하는 아첨꾼들의 뒤통수를 후려갈기며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썩어빠진 자본주의의 풍경을 마구 흔들었으면 좋겠다/(중략)/내가 아침마다 피우는 담배 연기가 언젠가 누군가의 깃발이 되어 이 세상에 온통 펄럭이리라는 걸 안다”(「☆」)

따라서 과학화, 합리화라는 이름의 냉정한 현실 세계 혹은 속물적인 욕망의 세계에 맞서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저항과 환멸, 분노의 감정을 꿈이라는 환상적 상상의 공간으로 탈바꿈함으로써 이루어진다. 그곳에서는 낯선 이국의 공간이나 가상의 인물, 영화의 장면, 음악 코드들이 장착된다. 이렇게 의식화된 이미지 코드들은 독특한 알레고리를 형성하며 시인의 환상과 낭만성으로 치환된다.

“눈이 내리는 날에는 창밖을 바라보며 시를 적는다 시는 한 척의 배 난파와 실종의 유전자를 탑재하고 있다 소리의 기상도를 따라 예민한 감각의 별들이 우주를 항해할 때 나의 고독은 별들의 음악을 연주한다 눈이 내리는 날에는 창밖을 바라보며 무한을 횡단한다/(중략)/당신의 입술 속에는 눈동자가 있어요, 당신과 키스를 할 때마다 그 눈동자가 나를 지켜보고 있죠”(「눈빛」)

그의 비극적 감수성이 감상주의로 빠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현실 세계의 환멸과 좌절감은 무력한 염세주의를 딛고 일어나 시인의 자유롭고 유연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낭만적 환상성을 획득한다. 그곳에는 뜨거운 가슴으로 호명하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으며, 혁명을 꿈꾸는 노래가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의 “불멸의 좌파 같은 시”들이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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