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에 스미는 초록 빗방울
작년 여름 불의에 사고로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하다 다시 새 생명을 얻은 마음으로 두 번째 시집을 내놓게 되었다. 첫 시집을 낸지가 엊그제 같았는데 그새 세월은 6 년이 되었다. 항상 마음은 젊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 왔지만, 산다는 것이 꼭 내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그저 주어진 삶에 순응하다보니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많았다.
내가 잃은 것이 있다면 그건 변변치 못한 글을 쓴답시고 이웃과 친구와 좀 더 가까이 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 마음은 항상 같이하고 있었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해 마주 앉아 웃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부족함을 남편한테 의지하고 좋은 이웃 좋은 친구들과 시간을 쪼개어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아마 그조차 없었다면 이웃과 더 소원(疏遠)해 졌을 것이다. 오랜 세월 함께 해 온 끈끈한 정으로 뭉쳐진 사람들이 내 재산이고 기쁨이다. 항상 부족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점 너그러이 이해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동안 모아 놓은 글은 조금밖에 되지 않아 겨우 300 편 되는 詩 중에서 가다듬었다.
시집 제목은 내 글 속에 있는 글귀에서 여러 개를 빼내어 그중에서 ‘풀잎에 스미는 초록 빗방울’로 하게 되었다. 특히 아직도 건강하지 못해서 병원 문턱을 떠날 날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 모든 게 귀찮아질 때도 있었지만 내 건강관리까지 도맡아 주는 남편과 아들 덕분에 그나마 용기를 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으니 생각해 보면 모든 게 감사 감사이다. 일에만 몰두하느라고 아직 결혼을 늦추고 있는 아들이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고 나를 아끼는 모든 사람과 두 번째 시집을 함께 나누고 싶다.
― 해련 류금선, 책머리글 <시인의 말>
시인의 말
제1부 라일락 향기처럼
인연
연꽃
낙엽 비
詩를 향하여
가을바람
능소화
개망초
가을 여인
라일락 향기처럼
벚꽃 호수에서
소요산
첫눈 2
석촌호수에서
남이섬
꽃박람회
가을 일기
내가 사랑하는 나라
청평
제2부 나를 꾸짖은 날
감기
희망사항
새해 소망
삶이란 그런 거
악성코드
일탈
불혹(不惑)
시어(詩語)
새야
마음밭
단풍잎
우정
불협화음
5월 아침 꽃길
나를 꾸짖은 날
세월
그대를 사랑합니다
제3부 가족이 있어
순리
잠시라도
컴퓨터 바둑
한결같은 당신
그대 사랑
외식
그때였지
당신이기에
반전(反轉)
조용한 죽음
대들보
목석
가족
가족이 있어
이불을 널며
어머니의 강
아버지
제4부 이웃과 함께
한탄강에서
출판 기념회
휴일 나들이
보약으로
까치와 뱀
김장김치 1
간병
김장김치 2
병문안 1
병문안 2
운악산 봉선사
가까울수록
무우청 시래기
대조영 촬영장
속초 해변
온 누리 장작구이
전원의 쉼터
제5부 문학기행
옻이 올랐다
11월의 자작나무 숲
낙화암
충북 문학기행
삼척 애바위 전설
트렌스젠더
백담사(百潭寺)
경주 문학기행
김시습
수덕사
방랑시인 김삿갓
김유정 문학 기행
철마는 달리고 싶다
안동 문학기행
청평 모꼬지
마츠야마성
일본 도고온천
고석정
이효석 생가
서평 | 이훈식(시인·서정문학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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