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식
나쓰메 소세키, 모리 오가이 등과 더불어 일본 최고 작가로 손꼽히는 아쿠타가와의 소설 중 정수라고 부를 만한 작품만을 선별한 작품집. 국내에는 최초로 소개되는 <월식>, <호색>, <운>, <고구마죽>, <톱니바퀴> 등 20편의 단편을 담았다. 저자는 인간 심리에 대한 탁월한 묘사를 보여주며 심리적 정황이나 갈등에 처한 작품속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일본의 과도기적 근대 세계를 보여준다. 초기작에서 이상적 현실주의자로서 인간의 생존본능과 근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던 작가는 우화의 세계를 거쳐 말년에 이르러 어둠과 죽음의 그림자에 물든 우울한 내면 풍경을 응시한다.
저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1982-1927) 소설가. 도쿄 출생. 도쿄대 영문과 졸업. 기쿠치 칸 등과 제3차 《신사조》를 발간하여 처녀작 〈노년〉과 〈라쇼몽〉을 발표했다. 그 해 나쓰메 소세키의 제자가 되고 1916년 〈코〉가 소세키로부터 격찬을 받아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당시의 주류에 휩싸이지 않은 이지적이며 형식미를 갖춘 단편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고대에서 제재를 가져온 초기 왕조물을 비롯하여 기독교물, 개화물, 사소설, 자연주의, 판타지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작품을 발표한 일본 최고의 단편작가로 평가된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생모의 발광으로 외삼촌의 양자로 자란 복잡한 가정 사정과 병약한 체질은 삶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워 비관적이고 회의적인 경향의 작품이 많다. 심신의 고통이 극한에 이른 35세 때 ‘그저 막연한 불안‘이라는 이유를 유서로 남기고 자살했다. 1935년부터 매년 2회 시상되는 아쿠타가와상은 그를 기념하여 문예춘추사가 제정한 일본 최고의 문학상이다. 역자 김영식 1962년 부산에서 출생하여 서울에서 성장한 수필가이며 번역가이다. 중앙대학교 일문과를 졸업했으며, 계간 《리토피아》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왔다. ‘일본문학취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미쓰비시상사에 근무했다. 옮긴 책으로 모리 오가이(森鷗外)의 《기러기》 등이 있다.
제1부 문명과 우화 원숭이와 게의 전쟁 시로 두자춘 아그니의 신 월식 개화한 남편 무도회 서방사람 속 서방사람 제2부 역사와 자전 덤불 속 라쇼몽 운 코 고구마죽 호색 지옥변 어느 바보의 일생 점귀부 톱니바퀴 암중문답 제3부 아쿠타가와 문학을 찾아서 죽음의 유희 / 고운기 근대인을 자임한 경계인의 우울한 암중모색 / 오태호 옮긴이의 말 작가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