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아름답고 시적인 언어로 존재의 교차점에 다다른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낸 독일의 대표적 여류 작가 잉에보르크 바흐만의 미완성 유교집. 국내에 번역되었던 5편의 단편 이외에, 그녀가 열아홉 살 때부터 서른세 살 때까지 쓴 초기작 10편과 서른아홉 살 때부터 마흔다섯 살 때까지 쓴 후기작 2편을 포함해 모두 12편의 국내 미발표작이 수록되어 있다. 동시통역사를 주인공으로 언어와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표제작 <동시에>는 찰나적인 공유의 시간만을 허용하는 사랑을 슬로비디오 식으로 좇아가며 전개되는 작품이다. 그 외에 동화 속 여주인공처럼 사랑이라는 환상적인 온실 속에 안주하려 하는 미란다의 삶을 그린 <너, 행복한 눈이여>, 남녀간의 사랑을 떠나 근원적인 인간관계에서의 사랑의 부재를 파헤친 <개 짖는 소리>, 출생과 죽음을 형상화한 <죽음은 올 것이다>, <사령관> 등 17편의 작품을 담았다. 또한 작가가 열아홉에 쓴 <페리선>이나 스물셋에 쓴 <천상과 지상>, <스핑크스의 미소>, <순례행렬과 부활> 등 미발표된 작품들은 풋풋한 습작의 분위기와 우화적인 어조, 작가의 십대 후반과 이십대 초반의 발랄함을 느낄 수 있어 다른 작품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해준다.
잉에보르크 바흐만 1926년 6월 25일 클라겐푸르트 출생 시인, 소설가, 방송극 작가, 에세이스트 1952년에 47그룹 낭독회에서 작품이 처음으로 낭독되었다. 브레멘 시 문학상, 방송극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오스트리아 국가상, 안톤 빌트간즈 상 등을 수상. 뮌헨과 취리히에서 거주했으며 이후 로마에서 여러 해 동안 살았고, 1973년 10월 17일 로마에서 사망.
제1장 페리선 천상과 지상 스핑크스의 미소 순례행렬과 부활 사령관 또한 나도 아르카디아에 살았네 꿈을 파는 상점 안나 마리아의 초상 용접공 절름발이 남자 제2장 죽음은 올 것이다 어느 오래된 도시의 시찰 제3장 동시에 문제들 문제들 너, 행복한 눈이여 개 짖는 소리 호수로 난 세 길 이 판본에 부쳐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