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 내 귀를 즐겁게 해줬던 그 소리가.
들려오는 건 자동차의 경적 소리뿐. 내가 있는 그곳에는 경적 소리가 없다.
들려오는 것은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 그리고 이름 모를 풀벌레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소리.
난 어느새 이 백색소음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에
생계를 위해 도시에 나가 악착같이 살아온 날들.
인생의 반년이 지나 중년이 되어버린 나.
나의 젊은 20대의 모습은 없었다.
도시인이었던 내가 잘못된 선택과 만남으로 가슴에 받은 배신과 상처.
그렇게 도망치듯 찾아온 제주도.
이곳 제주에서 그 많았던 상처들을 치유받고,
내가 좋아하던 곳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나만의 제주탐험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놀멍. 쉬멍.
그리고 걷고 즐기면서….
내가 그토록 가보고 싶었던 곳. 오고 싶어 했던 제주도.
이곳에서 이제는 여행객이 아닌,
도시인이었던 내가 도민이 되어버린 이곳.
내가 살고 있는 또 살아가는 제주도의 모습.
너와 함께 하고 싶은 일상과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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