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바웃 - 김하경 소설집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노동자들이 목숨 걸고
굴뚝에 올라가는 상황은 여전히 똑같으니까요.
굴뚝 높이가 100미터냐 30미터냐가 다르다면 다르겠지요.
문학평론가 김명인은 ‘지연되고 반복되는 이야기’를 소설이라고 했다. 지연되고 반복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그 생명력의 근원은 무엇인가. 우리는 김하경의 소설을 통해 그 해답을 공명(共鳴)에서 찾을 수 있다. 자기 밖의 ‘타자들’에 대한 끊임없는 공명을 통해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이어질 수 있다. 공감(共感)을 넘어서는 공명을 꿈꾸기에 가능한 것이다.
‘세상은 어떻게 되든 소설은 나와야 한다는 듯이 하염없이 쏟아져 나오는’, 안으로 안으로만 골몰하며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요즘 소설들을 읽는 데에 염증을 느끼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작품집이다.
이 작품들에는 어제보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많이 들어 있다. 이것은 작은 진전이 아니다. 우리 소설은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기억 속에 매몰되거나 현재의 질곡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들은 이제 한국소설이 2010년을 넘어서야 어렵게 쟁취해낸 새로운 흐름의 제일 앞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김명인 문학평론가
김하경의 두 번째 소설집 『워커바웃』이 출간되었다. 적지 않은 연세에 여러 방면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 작품 활동 역시 게을리 하지 않는 작가 김하경의 새 소설집으로, 다섯 개의 단편과 한 개의 중편이 실려 있다.
2012년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상처 받고 때로는 죽어간다. 참사는 이 시대의 일상이 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철거민들이, 해고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이, 중고생들이, 채무자들이 줄을 서서 죽음의 길을 갔다. 용산참사를 보아도 그렇고, 쌍용투쟁을 보아도 그렇다. 하지만 그것이 참사가 아니라, 그러한 죽음들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무도 그 죽음을 놀라운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그 죽음을 불가피한 것으로, 또는 예상했던 하나의 비용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참사다. 그리고 모두가 침묵하는 것이 바로 참사다.
교역량 세계 10위권,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불을 넘는 부자나라 대한민국의 현실 아래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작가 김하경이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위와 같은 현실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 안에서 필부필부가 겪는 일상의 모습, 삶의 모습은 또한 어떠한가. 글을 통해 밀려나고 소외되고 상처 받은 사람을 보듬어나가는 작가 김하경의 글쓰기 궤적을 따라가 보자.
인천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78년 교육시평집 『여교사일기』를 펴냈으며, 1988년 『실천문학』에 단편 「전령」으로 등단했다. 1990년 『합포만의 8월』(『그해 여름』으로 출간)로 제3회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99년 한국민주노동사 연구의 소중한 모범이자 치열한 보고문학인 『내 사랑 마창노련』(전2권)을 출간했다. 그밖에도 장편 『눈 뜨는 사람』(전2권), 콩트집 『숭어의 꿈』, 소설집 『속된 인생』, 편역본 『아라비안나이트』(전5권), 산문집 『아침입니다』 등을 펴냈다.
누가 죽었어요?
초란
지르 자자! 찌찌!
비밀과 거짓말
워커바웃
둘례전
해설 후(後)일담에서 다시 전(前)일담으로_김명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