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 - 소외된 삶의 현장을 찾아서
삶의 구체로부터 우리 시대의 총체로
이 책은 그동안 관심 받지 못하고 단지 풍경으로만 존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 풍경이었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존재, 그 본연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냈다. 저자는 그들 삶의 면면들에 귀 기울이며 소외와 억눌린 삶들을 조명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우리와 같은 시공간을 살고 있는 우리의 이웃들이다.
고물을 주워 생계를 꾸리는 노인들, 시간이 흐를수록 희망이 보이지 않는 농민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속도와 경쟁하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덤프트럭과 퀵서비스 기사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일용직 노동자들, ‘서민을 위한’ 개발에 밀려 쪽방촌으로 떠밀려난 도시 ‘서민들’, 빈곤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구조에 갇힌 사람들,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파헤쳐진 갯벌의 삶과 사람과 사람 사이가 갈라진 부안 주민들, 삼십 년 넘게 장터를 떠돌며 살아가는 장돌뱅이들, 과도한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몽골에서 만난 두 소년과 한국을 다녀간 조선족 등 저자는 4년 넘게 이들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여, 이들의 탄식과 눈물 젖은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내었다.
이들은 우리의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동시대 동일한 공간을 살아가는 소외되고 억눌린 삶들이다. 저자는 이들의 삶을 속속들이 조명했다. 이들 삶의 구체를 통해 우리는 우리 시대의 총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소외, 절망을 넘어서는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그리하여 그 풍경들의 이면, 혹은 진실을 온전히 드러냈다.
1962년 전남 무안에서 태어났다. 1985년 문학무크 『민의』3집에「남악리」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시집으로 『조카의 하늘』(1987), 『해 뜨는 검은 땅』(1990), 『팽이는 서고 싶다』(2001)를, 서간집 『영희가 서로에게』(1999), 시론집 『오늘, 오래된 시집을 읽다』(2003), 평전 『김경숙』(2003), 공동르뽀집 『길에서 만난 세상』(2006)을 펴냈다.
여는글
고물을 줍는 노인둘
'기타 국민'이 된 농부들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찬 소주를 붓는다
퀵서비스, 그 위험한 질주
노동자다, 아니다?
몽골에서 만난 두 소년
부안, 그리고 3년……
세월의 막장에 갇힌 사람들
장터에서 만난 사람들
고객 만족 고객 감동
새벽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
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
한국을 다녀간 조선족들
막장을 달리는 지하철
소록도 테레사 허옥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