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25년 전 프랑스로 입양된 한 중국 흑인이 출생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면서 겪게 되는 박진감 넘치는 모험 소설 『메이드 인 차이나』. 『개를 돌봐줘』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작가 J. M. 에르는 두 번째 장편소설인 이 작품에서도 남다른 형식, 익살스러운 플롯, 예기치 못한 반전 등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기를 십분 발휘한다.
J. M. 에르가 한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메이드 인 차이나』는 2006년 딸을 입양하기 위해 작가가 중국에 가면서 구상하게 된 작품이다. 그는 앞으로 자신과 자신의 딸에게 벌어질 수도 있을 이야기를 투생 르구필이라는 중국 흑인의 이야기로 기발하게 창조해냈다. 독자는 주인공 투생이 중국에서 겪게 되는 알 수 없는 사건들 속에서 작가가 숨겨놓은 발칙한 공상과 암시, 패러디 등을 발견하며 언어유희를 마음껏 즐기게 된다.
투생 르구필은 25년 전 중국 청두에서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 마을 크로크피그앙프로방스에 입양된 중국 흑인이다. 중국에 흑인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바 없기 때문에, "동양인 같은 데라고는 하나도 없는" 흑인인 자신의 정체성에 의문을 품고 오랫동안 괴로워한다. 갖은 이유로 자신의 여행을 저지하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출생에 얽힌 수수께끼를 파헤치고자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지만, 그가 비밀을 캐내려 하면 할수록 일은 꼬이고 의문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간다.
생동하는 수공업 거리, 진기한 음식 등 활기 넘치고 화려한 중국의 색채를 그대로 담고 있는『메이드 인 차이나』 는 오늘날의 사회 모습과 풍자를 함께 담고 있다. 작가는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얼굴, 물질만능주의적 삶과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들을 익살스러우면서도 날카롭게 묘사한다. 그리하여 이야기가 에필로그에 다다라 투생의 출생에 관한 흩어진 진실이 모아지는 순간, 우리는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작가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풀 네임은 장 마르셀 에르로 현재 몽펠리에에 거주하며, 작은 바닷가 마을인 세트의 한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마주 보는 두 아파트 주민이 서로를 관음증 환자로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기발한 소동극 『개를 돌봐줘』로 등단했으며, 전편에 흐르는 유머와 반전이 입소문을 타고 큰 성공을 거뒀다. 처녀작으로 독창성과 재기를 입증한 그는 후속작 『메이드 인 차이나』를 발표했으며 뒤이어 프랑스 영화계의 B급영화라 할 수 있는 ‘Z시리즈’를 소재로 한 신작 『Z시리즈의 비밀』을 출간했다. J. M. 에르는 현재 몽펠리에에 거주하며 졸리오퀴리 고등학교에서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중이다.
증인들
1부 디데이
2부 중국에서
소설의 보너스